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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3년 11월 24일 18시 4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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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부터 광주 남구 봉선동 남구종합문예회관 개관 기념 이색전시회 ‘거리에서 만난 문학과 미술-양림동의 문인들을 찾아서’를 열고 있는 서양화가 한희원(48)씨의 양림동 향수는 애틋하다.
남도의 서정을 독특한 시적(詩的) 화풍으로 즐겨 그려 온 그는 “유명한 ‘가을의 기도’를 쓴 김현승 시인조차 광주 출신이라는 사실을 모르는 것은 뭔가 잘못됐다는 생각으로 몇 달간 밤을 샜다”고 기획 동기를 밝혔다.
그는 ‘가을의 기도’를 읽고 받았던 감동을 만년필로 원고지에 시를 옮겨 적고 그 바로 옆에 가을의 정취 가득한 은행나무 한 그루를 그려 넣는 ‘작은 실험’을 선보이기도 했다.
그는 김 시인 말고도 이수복(시인, 대표작 ‘봄비’) 곽재구(〃,‘사평역에서’) 문순태(소설가,‘타오르는 강’) 조소혜씨(드라마작가,‘첫사랑’) 등 5명을 주목했다.
이 전시회에서는 이들 문인들의 사진과 어울어진 인물화, 그 체취가 서린 생가와 거리 풍경, 작품 속의 한 장면 등을 담은 유화 30여점이 문학과 미술의 세계를 함께 보여준다.
그는 “햇빛이 드는 숲이라는 아름다운 이름을 가진 양림동은 언덕과 교회, 선교사 가옥이 들어선 골목길의 정취가 스민 광주의 오래된 마을”이라며 “이제 그 양림동이 전국 어디에 내놓아도 빠지지 않는 ‘시인의 마을’ ‘문학의 마을’로 기억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광주=김권기자 goqu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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