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왜관 석전중 "미군 형과 공부하니 영어가 술술"

  • 입력 2003년 11월 12일 21시 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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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쯤이야…”.

경북 칠곡군 왜관읍 석전중학교 1학년 이제철(李帝澈·13)군은 요즘 영어 공부가 스트레스 아닌 재미다. 학교에서 영어수업을 하지만 등하교길에 미국인이라도 만나면 슬그머니 고개를 돌렸다.

“학교 옆에 미군 부대(캠프 캐롤)가 있지만 궁금하기도 두렵기도 했어요. 먼 나라 같은 느낌도 들었고요. 지금은 미군 부대 형 누나와 공부하니 열심히 하면 영어도 별 것 아니겠구나 싶네요.”

올해 개교한 이 학교는 300m 떨어진 미군 부대의 장병을 학생들의 영어교육에 활용하자는 아이디어를 짜냈다. 9월 학교와 부대는 자매결연을 하고 영어교육을 위한 뜻을 모았다.

매주 화요일 오후 3시. 1학년 전교생 140여명은 미군 장병 2명과 함께 서툴지만 영어 말문을 트는 연습에 시끌벅적하다. 1시간이지만 이 시간 만큼은 한국어는 잠시 접어둔다. 오직 영어로만 이야기를 주고 받아야 한다.

11일 수업을 마친 미국 텍사스 출신 바로우 하사(21)는 “한국에서 생활한지 6개월 만에 한국 친구들을 많이 만나게 돼 무척 기쁘다”며 “영어공부를 함께 하는 것을 계기로 한국어를 제대로 배우고 싶다”고 말했다.

이 학교가 미군 장병을 영어공부에 활용하는 또다른 목적은 영어권 문화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해서다. 이강해(李康海) 교장은 “미군부대라는 특수한 성격이 있지만 미국과 영어를 구체적으로 접하는 데는 유익하다”며 “부대 견학 등을 통해 외국 문화를 이해하는 다양한 활동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칠곡=이권효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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