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TV 인수합병 ‘기업사냥꾼’ 적발

  • 입력 2003년 11월 12일 18시 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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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계법인과 짜고 비상장 주식을 과대평가해 자금을 확보한 뒤 전국의 10개 케이블TV 법인을 인수합병하면서 거액의 회사자금을 횡령한 전문 기업사냥꾼들이 검찰에 적발됐다.

춘천지검 원주지청(곽규홍 부장검사)은 12일 10개 케이블TV 법인의 인수합병을 빙자해 1000억원대의 회사자금을 가로챈 혐의(특정경제가중처벌법상 횡령 등)로 H케이블TV 법인 대주주 유모씨(44·서울)와 동생(41) 등 5명을 구속하고 4명을 불구속입건했다.

검찰에 따르면 유씨 형제는 2001년 7월 경기 안산의 H법인을 인수한 것을 비롯해 2년간 J방송과 부산 N방송 등 전국 10개의 케이블TV 법인을 인수합병하면서 1000억원대의 회사자금을 임의로 빼돌린 혐의다.

검찰조사 결과 유씨 형제는 처음 H법인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자신들이 운영하고 있는 인천의 S방송 비상장 주식에 대해 S회계법인과 짜고 허위 평가보고서를 작성해 자금을 확보한 뒤 이를 토대로 전국의 케이블TV 법인을 인수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전국의 케이블TV 법인을 인수합병하면서 자신들의 돈은 거의 들이지 않고 이미 인수한 법인의 자금과 사채를 끌어들여 법인을 인수하고 즉시 상환하는 가장납입을 활용하기도 했다.

함께 구속된 회계사 김모씨(37)는 2001년 9월 유씨 형제의 부정한 청탁을 받고 허위 주식평가보고서를 작성해 준 혐의(공인회계사법 위반 등), H개발리스 직원 박모씨(40)는 유씨 형제에게 10억원을 대출해 주고 사례금으로 1000만원을 받은 혐의(배임수재)로 구속됐다.

검찰은 유씨 형제의 혐의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춘천=최창순기자 cs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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