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신청사 8억들여…‘별들의 휴게실’ 설치 빈축

  • 입력 2003년 11월 4일 18시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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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가 최근 준공한 신청사의 설계를 변경해 맨 위층인 10층 공간 대부분을 장군급 전용 식당과 휴게실 등으로 증축해 물의를 빚고 있다.

국방부가 4년간 900억원의 예산을 들여 최근 완공한 신청사는 지하 3층, 지상 10층의 첨단 인텔리전트 빌딩으로 1∼4층은 국방부가, 5∼9층은 합동참모본부가 입주했다.

10층은 당초 옥상 용도였으나 국방부는 지난해 12월 설계를 변경해 8억4000여만원을 들여 전체 202평 중 155평에 장군급 식당과 휴게실, 다용도실 등을 설치했다. 이 중 식당은 98평 규모로 장성급 이상 간부 70여명만 사용할 수 있다.

중령급 이하 장교와 일반직원 등 700여명이 사용하는 일반 식당은 지하 1층에 173평 규모로 설치됐다.

국방부는 이 밖에도 신청사 내 3성 장군 이상 간부 사무실 13곳에 개인 화장실과 세면실을 설치했고, 1주일에 이용 횟수가 2, 3차례에 불과한 육해공군 참모총장의 집무실을 별도로 마련하는 한편 7000만원의 예산을 들여 장관실의 가구와 집기를 교체해 예산 낭비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이에 대해 국방부의 한 직원은 “장군급 식당은 1인당 1.4평꼴인 데 비해 일반 식당은 1인당 0.25평밖에 안 된다”면서 “군이라는 특성을 감안하더라도 지나친 권위주의는 바람직하지 않다. 계급별로 식당을 따로 쓸 게 아니라 가격으로 구분하는 등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국방부 관계자는 “기능과 필요성을 고려해 장성급 식당과 전용 화장실 등을 설치했다”며 “예산 낭비는 아니다”고 주장했다.

윤상호기자 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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