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공무원 김동준-박금희씨 부부 10년 배달수입 기부

  • 입력 2003년 10월 20일 18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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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마산시청 주택행정 담당인 김동준(金東駿·56·6급)씨와 부인 박금희(朴金姬·45)씨는 어려운 이웃을 돕기 위해 매일 새벽 공기를 가르며 신문 배달에 나선다. 신문 배달만 10년째이다.

김씨는 “1994년 공무원으로서 큰 영예인 청백봉사상을 받고 조금이나마 사회에 기여해야 겠다는 생각에 아내와 함께 신문 배달을 시작했다”며 “배달로 얻어지는 돈은 모두 이웃돕기에 쓴다”고 말했다. 당시 김씨는 이웃돕기 선행과 행정 제도 개선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상을 탔다.

김씨 부부는 새벽 3시경에 일어나 자전거를 타거나 손수레를 끌면서 각각 250부씩의 신문을 돌린다. 배달에 걸리는 시간은 3시간 정도. 한달 총 수익은 70만원 안팎.

이들 부부는 노모를 모시고 사는 노인 신모씨(71)에게 5년 전부터 매달 20만원씩 생활비를 부쳐줄 뿐 아니라 신씨가 주유원으로 일할 수 있도록 알선했다.

또 2000년에는 교통사고로 다리를 다친 이모씨(60)가 마땅한 직장이 없이 힘들게 생활한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500만원을 들여 마산시청 인근에 구두 수선방을 마련해 주었다.

이밖에 직업병을 앓고 있는 아버지와 희귀병에 걸린 여동생을 둔 고교생에게 3년간 매월 30만원씩의 생활비를 보태 주기도 했다.

김씨는 마산시내 영신보육원과 ‘소망의 집’ 등 사회시설은 물론 어려운 이웃의 소식을 접할 때 마다 호주머니를 털고 있다.

김씨는 “퇴직 후에도 건강이 허락하는 한 신문 배달을 계속하며 힘든 사람을 돕겠다”고 말했다. 1973년 9급으로 공무원 생활을 시작한 김씨는 진급이 되지 않을 경우 내년이 정년이다.

마산=강정훈기자 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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