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복지재단 김석산 “남 돕는 일 40년 즐거웠을 따름”

  • 입력 2003년 10월 14일 19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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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복지재단에서 40년 넘게 일했지만 한 번도 후회한 적이 없습니다. 사람을 돕는 일은 아무리 오래 해도 즐거운 일이거든요.”

한국복지사업의 산 증인이라고 할 수 있는 한국복지재단의 김석산(金石山·62·사진) 회장은 창립 55주년의 감격을 이렇게 말했다. 한국복지재단은 반세기가 넘는 기간 30여만명의 고아와 소년소녀가장 등을 돌봐온 국내 최대의 민간 사회복지기관.

1948년 미국의 기독교아동복리회(CCF) 한국지부로 시작해 76년 한국아동복지재단을 거쳐 94년에 지금의 이름을 얻었다. 창립 초기 전쟁고아를 비롯한 불우한 환경의 어린이를 돕는 데 중점을 뒀지만 지금은 노인과 장애인은 물론 지역사회에 대한 복지활동까지 영역을 넓히고 있다.

현재 16개 시도지부 아래 지역사회복지관(19곳), 아동학대예방센터(5곳), 가정위탁지원센터(10곳), 중증장애아동요양시설(한사랑마을), 구로노인종합복지관을 운영하고 있다.

김 회장은 1963년 당시 CCF 한국지부에서 대학을 졸업하기도 전부터 일을 시작했다.

영문학을 전공한 그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이 길을 선택했던 것은 바로 자신이 자란 보육원 원장이자 양어머니인 고 유을희 여사의 권유 때문. 김 회장은 CCF의 지원을 받는 대전 유성구의 ‘천양원’이란 보육원에서 어린시절을 보냈다.

“CCF에서 일하게 됐다고 하니 어머니께서 정말 기뻐하셨습니다. 돌아가실 때까지도 받은 만큼 남을 위해 베풀 줄 아는 아들이라며 절 자랑스러워 하셨죠.”

이제 한국복지재단의 활동은 국내에 머무르지 않는다. 2001년부터 북한 어린이들을 위해 음식과 의료 장비를 보내고 있으며 베트남 라오스 캄보디아 중국에서도 지원사업을 벌이고 있다.

김 회장은 “쌈짓돈을 털어 매달 1만∼2만원씩 후원해준 회원들의 정성이 아니었으면 오늘의 복지재단은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복지재단은 15일 오전 10시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55주년 기념식을 갖는다.

정양환기자 r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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