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PC방 청소년 보호 '눈가리고 아웅'

  • 입력 2003년 10월 8일 20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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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지역 중 고등학교 주변의 PC방이 불법 복제물 CD를 이용하거나 판매하고, 금연석과 흡연석을 구분하지 않는 등 청소년들을 위한 건전한 놀이공간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

부산YWCA 청소년유해환경감시단은 7월말부터 9월15일까지 부산시내 중 고등학교 주변 PC방 158곳을 조사한 결과 이 같은 문제점이 드러났다고 8일 밝혔다.

이번 조사에서 PC방의 이용자 중 70% 이상이 청소년으로 나타났으며 불법 CD를 대여하거나 판매하는 업소는 27.2%로 집계됐다.

또 청소년 대상 영업시간 제한문구 안내 표시를 하지 않는 업소도 35%에 달했다.

이 시설의 주 이용 층이 청소년인데도 불구하고 영업시간에 및 영업시간 제한규정에 대한 안내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것.

PC방 전체를 금연석으로 정하거나 영업장 내부 2분 1 이상을 금연석으로 지정토록 돼 있으나 금연석과 흡연석 구분 표시가 없는 업소가 16%, 천장에 형식적으로 표시하거나 흡연석에 청소년들이 앉아 있는 등 실질적으로 구분이 안 된 업소가 45%로 나타났다. 금연석에 재떨이가 비치돼 있는 업소도 19군데나 됐다.

업소 내 소방시설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업소도 45%에 달해 화재발생시 대형 인명피해로 이어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지적됐다.

업소의 조명 밝기 정도는 △보통 37%(59곳) △어둡다 28%(45곳) △밝다 23%(26곳) △아주 어둡다 8%(12곳)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또 환기 및 청결도의 경우 답답하거나 아주 답답하다는 답변이 41%(65곳)나 됐다.

이번 실태조사에서 PC방의 규모와 외형은 대형화되지만 내부 환경은 아직 문제가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부산 YWCA 관계자는 “업주와 관할 행정 당국이 문제점에 대한 인식을 공유해 영업시간 준수, 조명과 시설 등 환경 개선, 유익한 프로그램이나 다양하고 건전한 읽을거리 비치 등 운영 실태를 개선하면 PC방이 청소년들의 건전 문화, 놀이 공간으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조용휘기자 sile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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