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각가 41명, 백혈병 투병 동료아내 돕기 전시회 열어

  • 입력 2003년 10월 3일 18시 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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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혈병으로 투병 중인 동료 작가 아내의 치료비 마련을 위해 선후배 동료 조각가 41명이 작품을 선뜻 내놓아 자선전시회를 열고 있다.

9일까지 서울 강남구 신사동 청작화랑에서 열리는 ‘그녀의 생명을 지켜 주세요’ 전. 이 전시는 조각가 김병철씨(38)의 아내 김선경씨(32)를 위한 자선 조각전이다. 급성 림프샘 백혈병을 앓고 있는 김선경씨는 지금 생사의 기로에 서 있다.

이번 전시회에는 예술원 회원이자 조각계의 원로인 전뢰진 홍익대 명예교수를 비롯해 김성복 오세문 오상욱 이병희 이영진 민성래씨 등 조각가 41명이 1점씩을 출품했다. 작가들은 전시기획 취지에 걸맞게 가족간의 따뜻한 정이나 인간 사이의 평화와 사랑을 표현한 다양한 작품들을 선보였다.

김병철씨의 모교인 홍익대 졸업생들이 중심이 된 구상 조각가들의 모임 ‘소조각회’ 회원들을 포함해 학연과 지연을 넘어 김씨의 지인들이 두루 참여하고 있다.

김병철씨도 나무를 이용한 형상 작업을 출품했다. 그는 “1억원이 넘는 수술비에 치료비까지 앞으로 얼마나 돈이 들어갈지 걱정”이라며 “그동안 물심양면으로 도와준 친구 선후배들이 전시까지 마련해 줘서 얼마나 고마운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를 기획한 소조각회 김성복 회장(성신여대 조소과 교수)은 ‘바람이 불어도 가야한다’는 제목으로 인간의 의지를 형상화한 작품을 냈다.

그는 “김병철씨는 과묵한 성격에 오로지 자신의 조각세계에만 전념해오던 성실한 조각가”라며 “아내의 투병이란 뜻밖의 시련을 겪는 그에게 힘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전시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02-549-3112

허문명기자 angelhu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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