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도 앞바다 600m ‘용오름’…국내선 네번째로 관측

  • 입력 2003년 10월 3일 18시 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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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오전 울릉도에서 관측된 용오름 현상. 거대한 적란운 아래로 구름기둥이 소용돌이 치는 모습이 선명하게 보인다. 경북 울릉군 저동에 사는 주민 선종혁씨가 찍었다. 사진제공 기상청
3일 오전 울릉도에서 관측된 용오름 현상. 거대한 적란운 아래로 구름기둥이 소용돌이 치는 모습이 선명하게 보인다. 경북 울릉군 저동에 사는 주민 선종혁씨가 찍었다. 사진제공 기상청

강한 상승기류에 의해 생긴 구름이 거대한 기둥을 만드는 ‘용오름 현상’이 3일 오전 울릉도에서 발생했다.

기상청은 이날 오전 9시55분 경북 울릉군 저동항 북동쪽 1.5km 해상에서 용오름이 생겨 남동쪽으로 약 200m 이동한 뒤 40분 만에 소멸했다고 밝혔다.

이날 발생한 용오름의 높이는 500∼600m, 기둥의 직경은 최대 25∼30m에 달했다.

기상청 김태룡(金泰龍) 공보관은 “동해로 진출한 연해주 지방의 차가운 공기가 상대적으로 따뜻한 동해의 해면과 접촉하면서 거대한 적란운(積亂雲·상승하는 저기압성 뭉게구름)이 생겼고 대기 불안정에 따른 강한 상승기류에다 지형적 영향이 더해지면서 강력한 소용돌이가 발생한 것 같다”고 말했다.

용오름 현상은 1997년 전남 여천 앞바다와 서해 태안반도, 2001년 울릉도 등에서 관측됐었다.

용오름의 풍속은 최고 초속 100m에 이르고 상승기류의 속도도 초속 40∼90m나 돼 육상에서 발생할 경우 큰 피해를 주기도 한다.

용오름은 용이 하늘로 올라가는 것 같다고 해서 붙은 말. 미국에서는 육상에서 발생하는 용오름을 ‘토네이도(tornado)’, 해상에서 생긴 것을 ‘워터 스파우트(water spout)’라고 부른다.

용오름이란 거대한 적란운이 발생해 지표면이나 해상까지 기둥이나 깔때기 모양의 구름이 드리워지면서 구름 아래에 강한 소용돌이가 생기는 현상. 해상에서 발생할 경우 마치 회오리바람이 바닷물을 빨아올리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는 적란운이 회전하면서 습한 주변 공기를 빨아들여 생기는 구름기둥이다.

채지영기자 yourca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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