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삼재의원 “안기부 돈 아니지만 자금출처 말 못해”

  • 입력 2003년 9월 24일 18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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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전격적으로 정계 은퇴를 선언한 한나라당 강삼재(姜三載·5선) 의원은 정치권에서 ‘강총(强總)’으로 불렸다.

매서운 눈빛과 딱 부러지는 업무 스타일이 트레이드마크인 강 의원이 95년 8월 집권당인 신한국당(한나라당의 전신)의 역대 최연소(당시 43세) 사무총장으로 발탁돼 15대 총선 승리를 이끈 점을 빗댄 별명이었다. 97년 대선을 앞두고 이회창(李會昌) 후보가 다시 강 의원을 사무총장으로 기용한 것도 이 때문이었다.

강 의원은 85년 12대 총선 직전 동교동계였던 민주당 김상현(金相賢) 의원에 의해 정계에 입문해 당시 최연소 당선(32세) 기록을 세웠다. 그러나 이후 김영삼(金泳三) 당시 통일민주당 총재가 이끄는 ‘상도동 사단’에 합류, ‘반DJ’ 공세의 선봉에 섰다.

강 의원은 95년 신한국당 사무총장 시절 김대중 당시 국민회의 총재의 비자금 ‘20억+α’설을 제기하고 97년 대선 당시 DJ비자금 공세의 전면에 나섬으로써 본격적으로 DJ와 악연(惡緣)을 맺게 됐다.

YS 직계인 강 의원은 97년 대선 당시 이회창 대통령후보가 YS의 탈당을 요구한 데 반발, 사무총장직을 던진 뒤 이 후보와도 ‘불편한 관계’로 지내 왔다.

강 의원이 경희대 총학생회장이던 때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핵심 측근인 문재인(文在寅)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이 학생회 간부로 함께 일하기도 했다.

다음은 기자들과 가진 일문일답.

―이번 결정은 YS와의 신의를 지키기 위한 것인가.

“주위에서 ‘안기부 자금이 아니면 무슨 돈이냐’는 억측이 있다. 그러나 과거의 정당 사무총장들도 이 부분(자금 출처)은 말하지 않았다. 관례처럼 인정된 것이다. 그 부분을 말하면 결백 입증이 쉽겠지만 정치적 신의는 지키고 싶다.”

―결백이 입증된다면 정계에 복귀하나.

“그런 일은 없다. 사퇴 선언에는 향후 불출마도 포함된다.”

―판결을 어떻게 평가하나.

“사실 정치적인 사건 아니냐. 김대중 정권이 얼마나 몰아붙였나. 오늘 항소한 만큼 무죄 입증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정연욱기자 jyw11@donga.com

마산=강정훈기자 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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