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주 주민증 위조해 8억 인출한 농협간부 등 검거

  • 입력 2003년 9월 20일 01시 14분


잔액이 1억원 이상인 예금주들의 신상 정보를 빼내 주민등록증을 위조한 뒤 이들 예금주명의로 8억여원을 인출해 가로챈 농협 간부와 사채업자 등 금융사기단 11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광주 서부경찰서는 19일 고객의 계좌에서 이 같은 수법으로 돈을 빼낸 혐의로 충남 논산동부농협 두마지소 총무과장 김모씨(44)와 사채업자 김모씨(38) 등 11명을 긴급체포했다.

사채업자 김씨 등은 농협 간부 김씨로부터 잔고 1억원 이상 예금주 11명의 신상과 비밀번호 등을 건네받아 자신들의 사진만 붙여 예금주들의 주민등록증을 위조한 뒤 농협과 국민은행 등에서 지난해부터 최근까지 8억여원을 불법 인출한 혐의다.

이들은 또 통장을 분실했다고 허위 신고한 뒤 위조된 신분증을 제시해 통장을 재발급받고 비밀번호를 바꾼 후 인터넷 뱅킹과 직접 인출을 통해 예금을 빼돌린 것으로 경찰 조사결과 드러났다.

이들은 빼돌린 고객 정보를 이용해 경기 일산 등 수도권의 부동산을 자신들의 소유인 것처럼 속인 뒤 이를 담보로 광주 모 은행 등 3곳의 금융기관에서 45억여원을 불법으로 대출받으려 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은 동일 수법의 범죄가 대구와 경북 등 전국적으로 이뤄졌다는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광주=정승호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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