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주극 경찰 28명 눈뜨고 당해…

  • 입력 2003년 9월 19일 01시 16분


경찰 호송버스를 타고 가던 피고인이 경찰의 감시소홀을 틈타 창문을 열고 도주했다.

18일 오전 11시25분경 경북 상주시 냉림동 후천교 네거리에서 절도 혐의로 재판을 받은 강모씨(24·상주시 낙양동)가 호송버스 뒤쪽에 다른 피고인과 함께 앉아 있다가 신호대기 중이던 버스가 출발하려는 순간 수갑과 포승을 푼 뒤 창문을 열고 달아났다.

호송버스에서 뛰어내린 강씨는 버스를 뒤따라온 여자친구 김모씨(22)의 다이너스티 승용차를 타고 도주했다. 강씨는 이날 대구지법 상주지원에서 징역 10월을 선고받고 상주경찰서로 돌아가던 중이었다.

버스 안에 있던 경찰관들은 강씨가 창문을 열고 도주하려 하자 다리를 붙잡았으나 도주를 막는 데는 실패했다.

경찰은 강씨가 눈앞에서 사라진 뒤 곧바로 추적하지 않고 꾸물거리다 뒤늦게 도주로를 차단하고 수색작업을 펴고 있다.

이날 호송버스에는 경찰관 28명이 통로에 서 있었고 피고인 31명은 좌석에 앉아 있었으며 창문 보호 철망 등 이들의 탈출에 대비한 장치도 없었다.

상주경찰서 관계자는 “피고인들을 버스 2대에 나눠 태워 돌아와야 했지만 재판 일정상 어려워 1대로 한꺼번에 이동했다”며 “그동안 이런 일이 한번도 없어 방심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강씨가 평소 자주 면회 왔던 여자친구 김씨와 선고 공판일에 맞춰 탈주 계획을 세운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범행에 이용된 승용차는 이날 오후 2시 강씨가 도주했던 현장에서 1.5km 떨어진 한 모텔 주차장에서 발견됐다.

상주=이권효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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