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직근로자 74% 고용보험 미가입

  • 입력 2003년 9월 14일 18시 26분


임시직 일용직 등 비정규직 근로자의 상당수가 국민연금 고용보험 등 사회보험의 혜택을 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노동시장의 유연성과 안정성을 동시에 높인다는 목표로 노동시장 선진화를 추진하고 있는 정부의 정책은 사회보험 등 ‘사회안전망’을 대폭 확충하지 않는 한 자칫 해고를 쉽게 하는 방향으로만 흐를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4일 한국노동연구원이 발표한 ‘취약계층 근로자의 국민연금 고용보험 적용실태와 개선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상용직 근로자에 비해 비정규직 근로자의 사회보험 가입률이 현격히 떨어지는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8월 말 현재 상용직 근로자들은 94.9%와 89.6%가 각각 국민연금과 고용보험의 혜택을 보고 있는 반면 임시직은 34.5%, 25.9%만 가입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일용직 근로자의 국민연금 및 고용보험 가입률은 5.7%, 4.0%에 불과했다.

기간별로는 1년 이상 장기계약직의 국민연금과 고용보험 가입률은 각각 90.4%, 88.8%로 비교적 높았으나 1년 미만 단기고용 근로자와 시간제 근로자들의 가입률은 14.9%, 12.3%에 그쳐 매우 낮은 수준이었다.

이에 대해 노동계는 “정부와 경영계가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높인다는 명목으로 정규직 근로자를 비정규직으로 대체하려는 상황에서 사회안전망을 획기적으로 확충하지 않는다면 상당수의 근로자가 사각지대로 내몰리게 될 것”이라고 비난하고 있다.

황덕선 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은 “사회보험을 취약계층으로 확대하기 위해서는 현재 여러 기관으로 분리돼 있는 사회보험 관리 운영체계를 통합해 효율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경준기자 news9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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