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양주 우리아파트 “분양대금 다 내고도 나앉을 판”

  • 입력 2003년 9월 5일 17시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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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업체의 채권자들이 채권을 확보하기 위해 입주 단계의 아파트를 가압류하는 바람에 이 같은 사정을 모른 채 입주한 주민들이 어렵게 장만한 아파트를 날릴 위기에 처했다.

경기 양주군 장흥면 부곡리 우리아파트의 140가구 주민들은 가(假)사용 승인이 나기 전인 올 5월부터 입주를 시작했으나 아파트 시공사인 우리건설 채권자들이 7월 24일 아파트 건물을 가압류해 버린 것.

주민들은 등기를 할 수 없는 데다 아파트가 자칫 경매로 넘어가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이 아파트는 19평 60가구와 25평 80가구 등 서민형 아파트로 입주자 대부분이 은행에서 대출을 받아 중도금과 잔금을 치른 상태라 은행에서 대출금 상환 압력까지 받고 있다.

입주자 대표 유은상씨(32)는 “건설회사의 채무 때문에 성실하게 분양대금을 낸 입주자들이 피해를 보게 된 것을 이해할 수 없다”며 “분양대금을 모두 받은 우리건설측이 조속히 사태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입주하면서 취득세와 주민세 등을 모두 납부했는데 감독관청인 양주군은 가압류가 들어온 이후인 7월 29일 가사용 승인을 내주는 등 행정처리를 소홀히 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주민들은 또 우리건설측이 분양대금을 모두 받아놓고도 공사과정에서 하도급업체에 대금을 제대로 지급하지 않았고 사채를 끌어 쓰는 등 자금흐름이 석연치 않다는 점도 지적했다.

이에 대해 우리건설측은 “아파트 사업 이전에 사용했던 자금을 갚지 못해 가압류 사태가 빚어졌다”며 “분양대금은 회사 운영비와 공사비 등으로 모두 사용했으며 현재 자금이 없어 별다른 대책이 없다”고 밝혔다.

양주=이동영기자 arg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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