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김영완씨 형님아우하며 ‘막역’

  • 입력 2003년 9월 3일 23시 2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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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원(朴智元·61) 전 문화관광부장관과 박 전 장관의 돈을 세탁, 보관해온 김영완(金榮浣·50·미국 체류 중)씨의 관계가 지금까지 알려진 것처럼 전주(錢主)와 ‘금고지기’의 관계를 넘어 절친한 사이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박 전 장관은 그동안 김씨에 대해 김영삼(金泳三) 정부에서 장관을 지낸 인사를 통해 1998년 초 소개받았으며 그 후 한두 달에 한 번 정도 연락을 하는 사이일 뿐이라며 김씨와의 친분관계를 부인했다.

그러나 검찰이 3일 박씨를 뇌물수수혐의로 추가 기소하면서 소개한 김씨의 진술서에 따르면 둘 사이는 수시로 만나 형님 동생 하며 반말로 대화할 정도로 막역한 사이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대검찰청 문효남(文孝男) 수사기획관은 “박 전 장관은 평소 김씨를 수시로 불러 술을 마시면서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도 하는 사이였다”고 말했다.

또 정관계를 포함한 사회 각 분야에 지인이 많았던 김씨가 저명인사들을 만나는 자리에 박씨를 데려가 이들에게 박씨를 소개시켜주는 역할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친분 관계를 바탕으로 김씨는 정몽헌(鄭夢憲) 현대아산이사회 회장에게 박씨를 소개해 주기도 했다.

검찰에 따르면 김씨는 1999년 5, 6월 금강산 관광사업 적자 보전을 위해 카지노와 면세점 사업을 추진하던 정 회장의 요청으로 박씨를 정 회장에게 소개해 주었다. 정 회장은 카지노 허가가 나지 않자 같은 해 11, 12월 김씨를 통해 박씨에게 다시 허가문제를 청탁했다는 것이다. 김씨는 2000년 4월 초 박씨의 지시를 받고 정 회장에게 남북정상회담 준비 비용으로 150억원을 요구했으며, 2000년 3, 4월 싱가포르, 중국 베이징 등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 예비접촉 때도 박씨를 따라갔다고 진술서에서 밝혔다.

황진영기자 bud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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