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빚 주부 딸과 함께 투신…남편에겐 끓는 기름 뿌려

  • 입력 2003년 9월 3일 18시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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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고를 비관한 가정주부가 딸과 함께 투신 자살했다.

3일 오전 3시20분경 서울 동대문구 답십리동 D아파트 109동 13층 베란다에서 이모씨(49·여)가 딸(13)과 함께 1층 화단으로 몸을 던져 숨졌다.

목격자 김모군(19·대학생)은 “귀가하던 중 아파트 화단에서 사람 2명이 떨어져 신음소리를 내는 것을 보고 경찰에 신고했다”고 말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는 남편 이모씨(43·무직)가 최근 사업에 실패한 뒤 생활고에 시달려왔으며, 투신하기 직전 남편과 부부싸움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남편 이씨는 경찰에서 “전날 밤 카드빚 문제로 아내와 다툰 뒤 안방에서 자고 있는데 오전 2시경 아내가 들어와 뜨거운 식용유를 내 몸에 뿌리고 나갔다”고 말했다. 남편 이씨는 온몸에 3도 화상을 입고 인근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경찰은 베란다 창문이 열려 있는 점으로 미뤄 이씨가 부부싸움 끝에 남편에게 식용유를 뿌린 뒤 딸과 함께 뛰어내린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인을 조사 중이다.

조인직기자 cij199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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