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국문과 他전공 교수 첫임용

  • 입력 2003년 9월 3일 18시 17분


프랑스 파리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불문학자가 서울대 국어국문학과 교수로 임용돼 화제다.

9월부터 서울대 국문과에서 비교문학 문체론 수사학 등을 강의하는 박성창 교수(40.사진)는 서울대 불문학과 81학번. 졸업 후 같은 학교에서 불문학 석사학위를, 파리 3대학에서 수사(修辭)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국문학을 전공하지 않은 사람이 서울대 국문과 교수로 임용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문학과장 최명옥 교수는 ‘비전공자’를 임용한 이유에 대해 “국문학 전공자들은 일반 문학이론에 어두운 단점이 있어 외국에서 현지어로 공부한 사람의 새로운 시각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97년 귀국 후 모교에서 강사로 불문학을 강의하는 한편 계간 ‘세계의 문학’ 편집위원으로도 활동하며 보편적 문학이론을 한국문학에 적용해 분석 연구하는 작업을 해왔다. 특히 올 4월 발간한 평론집 ‘우리 문학의 새로운 좌표를 찾아서’에서는 김우창 고려대 명예교수, 최원식 인하대 국문과 교수 등 한국문학 비평가들의 평론작업을 ‘한국문학 바깥의 시선’에서 분석해 주목받았다.박 교수는 “불문학을 전공한 사람의 시각으로 비교문학의 개념 정립에 기여하고 세계적인 문화적 패러다임 이동에 맞춰 한국문학을 개방적인 방향으로 이끌어 가는 데 기여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번 박 교수 임용에는 신규채용 전임교수의 3분의 1 이상을 다른 학교(본교의 다른 학과 포함) 출신으로 선발하도록 한 교육공무원 임용령 규정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이진영기자 eco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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