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기아車 파업 광주경제 '급제동'

  • 입력 2003년 8월 20일 17시 34분


광주지역 경기(景氣)가 악화 일로를 걷고 있다.

경기 불황으로 부도업체가 속출하고 있는데다 광주지역 최대 사업장인 기아자동차의 파업이 3주째 계속되면서 협력업체들이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이 지역 중소기업체 경영자 대부분은 현재 상황을 ‘위기국면’으로 인식하고 있으며 경기 회복도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기아자동차 파업 여파=19일 광주 서구 내방동 기아자동차 광주공장에서 열린 기아차 노사 협상이 결렬되자 기아차 협력업체 임직원 300여명이 조업 정상화를 요구하며 피켓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이번 파업이 협력업체에 1000여억원의 매출 손실을 안기는 등 지역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주고 있다”면서 “협력업체 사정과 지역경제에 미치는 파장을 감안해 즉각적인 조업 정상화를 간곡히 호소한다”고 말했다.

파업으로 인한 기아차 광주공장의 생산 차질은 3800여대, 453억원에 달하며 파업이 이번 주까지 계속될 경우 생산차질은 5200여대, 620억원대를 웃돌 것으로 기아차는 전망하고 있다.

특히 220여개에 달하는 이 지역 협력업체 가운데 이미 상당수가 조업단축 또는 휴업에 들어갔고 지난주에는 부품을 납품하는 K기업이 부도처리 되는 등 경영난에 내몰린 업체들의 줄도산이 우려되고 있다.

▽지역경제 위기감=광주지역 최대 산업단지인 하남산단에서는 올 들어 극심한 내수시장 위축으로 자금난에 시달려온 10여개 업체가 도산했고 조업을 단축하거나 휴업하는 업체가 늘고 있다.

한국은행 광주전남본부가 최근 발표한 ‘2003년도 7월 중 지역 어음부도 동향’에 따르면 7월 부도 법인수는 19개로 6월(15개)에 비해 4개가 늘었다. 부도업체 수는 4월에 20개를 기록한 이래 5월에 14개로 줄었다가 6월부터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중소기업중앙회 광주전남지회가 19일 발표한 지역 중소기업 경영실태 진단 조사 결과 93개 중소제조업체 CEO(최고경영자) 가운데 74.2%가 현재 지역 경제를 ‘위기상황’으로 보고 있으며 ‘심각한 위기국면’으로 진단한 CEO도 18.3%였다.

경제 회복 시기에 대해서는 올 하반기로 보는 사람은 5.5%에 불과했고 49.4%가 내년 상반기, 30.8%가 내년 하반기, 14.3%는 2005년 이후로 내다봤다.

광주=정승호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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