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고속철 노선 고수 서명운동"

  • 입력 2003년 8월 18일 20시 49분


경부고속철도 경주∼부산 노선을 둘러싸고 부산지역 민심이 분열양상을 보이고 있다.

시민단체의 반대로 공사를 중단한 채 2개월 동안 재검토 작업을 벌였던 이 구간에 대한 전문가 의견이 최근 국무총리실에 통보된 뒤 조만간 최종 노선이 결정될 것으로 알려지자 기존노선에 대한 찬반양론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부산시와 시의회, 부산상의, 부산경제가꾸기시민연대 등 70여개 기관과 시민단체로 구성된 ‘경부고속철도 조기건설촉구 범시민추진위원회’는 19일 부산시청 대회의실에서 창립총회를 갖고 본격 활동에 들어간다.

이 단체는 고속철도의 조속한 착공을 촉구하기 위해 ‘100만 시민 서명운동’을 벌이는 한편 환경 및 종교단체와는 다른 지역 여론을 조성하는 데 총력을 기울인다는 계획이다.

또 ‘부산의 앞날을 걱정하는 원로들의 모임’은 최근 성명을 내고 “경부고속철도는 부산 발전과 후세 번영을 위해 절대 불가결한 사업이며 부산이 재도약할 수 있는 큰 기회”라고 지적하고 조기착공을 촉구했다.

대한토목학회도 최근 경부고속철도 경주∼부산 구간을 기존 설계노선대로 건설해야 한다는 의견을 정부 측과 국회 등에 건의했다.

토목학회는 “금정산과 천성산에 터널이 시공되더라도 이격 거리가 충분한데다 늪지의 기본요건인 바닥이 불투수 토양으로 인해 생태계보전지구에 영향을 주지 않으며 소음, 진동 영향에도 충분히 안전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맞서 부산시민운동단체연대와 금정산 천성산 고속철도관통반대 시민종교대책위는 18일 동구 초량동 YMCA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부산시가 고속철도 금정산 관통 문제 등에 대해 관변단체를 동원, 여론몰이식으로 해결하려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또 시민종교대책위의 지율 스님은 고속철도 천성산 금정산 관통노선에 항의하는 뜻으로 100일 동안 3000배를 올리기로 하고 13일부터 부산시청 앞에서 시위에 들어갔다.

지율 스님은 2, 3월에 38일간 단식농성을 벌이며 당국의 노선 재검토결정을 이끌어 내는 데 큰 역할을 해 이번 항의시위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부산=조용휘기자 sile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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