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6월∼8월 일조시간 평년71%…10년만에 최저

  • 입력 2003년 8월 17일 18시 2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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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부터 8월 중반까지 전국의 일조시간(햇빛이 구름이나 안개에 차단되지 않고 지상에 비추어진 시간) 평균이 평년의 71%에 그쳐 최근 10년 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처럼 일조시간이 짧았던 데다 기온도 평년보다 낮아 올가을 농작물 수확에 피해가 우려된다.

17일 기상청에 따르면 6월 1일부터 8월 15일까지 전국 10대 도시의 평균 일조시간은 313.4시간으로 평년의 71%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작년 같은 기간의 일조시간은 372.5시간이었고 2001년에는 363.8시간이었다.

지역별로는 서울이 251.1시간으로 가장 짧았고, 강원 춘천 지역이 376.7시간으로 가장 길었다.

올해 일조시간이 크게 감소한 이유는 흐리고 비가 오는 날이 많았기 때문. 비가 오는 날은 일조시간이 0이다.

기상청 김태룡(金泰龍) 공보관은 “올여름에는 한반도 북쪽에서 차가운 고기압 세력이 강화돼 고온다습한 북태평양 기단이 크게 확장되지 못했다”며 “찬 공기와 더운 공기의 충돌로 인한 대기 불안정으로 평년에 비해 비 오는 날이 많았고 기온도 떨어졌다”고 말했다. 일조시간이 짧아지면 식물이 광합성을 제대로 하지 못해 발육이 더디고 연약해져 병충해 피해도 커진다.

농림부에 따르면 최근 출하된 복숭아나 참외의 당도가 예년보다 약간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낮은 기온으로 인해 전북 남원 지역의 벼에 일부 냉해가 있었던 것으로 보고됐다.

농촌진흥청 곽창길(郭昌吉) 식량작물과장은 “이번 주 초까지는 벼 이삭이 거의 팰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것은 일조시간이 적어 평소보다 2∼3일 늦어진 것”이라며 “앞으로 20일 이상 일조시간이 충분히 길어야만 벼 수확에 지장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채지영기자 yourca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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