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청앞 '8·15' 동시집회 보수-집보 입장

  • 입력 2003년 8월 12일 18시 50분


《15일 광복절을 맞아 보수 진보단체가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각각 5만여명이 참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대규모 집회를 계획하고 있어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지난주 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한총련) 학생들의 미군 사격장 기습시위로 진보측에 대한 사회 전반의 여론이 악화된 상황에서 ‘반미’와 ‘한미공조’라는 정반대 입장을 지닌 양측간에 자칫 물리적 충돌이 일어날 우려도 있다. 양측 대회의 집행위원장을 통해 이 같은 우려 등에 대한 의견을 들었다.》

▽보수측 집행위원장= ‘건국 55주년 반핵반김 8·15 국민대회’ 안응모(安應模·73·황해도 중앙도민회장·사진) 집행위원장은 12일 “최근 한총련 등 친북세력에 대한 정부의 안일한 대응을 보며 나라의 안보가 위태롭다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따라서 이번 대회는 이 땅에 건전한 보수세력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리고 안보에 대한 국민의 경각심을 일깨우기 위한 자리”라고 말했다.

안 위원장은 양측의 충돌 우려에 대해 “어느 쪽이 옳은가는 국민이 판단할 일이지 우리가 나서서 상대방의 집회를 방해하거나 충돌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다만 집회 장소는 우리가 교통통제 신청을 통해 먼저 확보한 것이기 때문에 겹치는 것은 있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번에는 시가행진도 계획 중이지만 이동경로 등을 배려해 불상사가 없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젊은 세대들이 반미감정을 갖는 것은 북한의 실상을 잘 모르기 때문”이라며 “무조건 서로 배척할 것이 아니라 토론 등을 통해 사회가 지향해야 할 가치관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진보측 집행위원장= ‘반전평화 8·15 통일대행진’ 한충목(韓忠睦·47·통일연대 상임집행위원장·사진) 공동집행위원장은 “서울시청 앞에서 통일행사를 갖겠다는 이야기를 오래 전부터 해 왔는데 공교롭게 장소가 겹쳤다”며 “장소를 변경할 계획은 아직 없지만 가능한 한 충돌을 피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같은 장소에서 행사를 갖더라도 경찰이 폴리스 라인을 쳐 준다면 절대 침범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경찰에 전달한 바 있다”며 “전쟁을 반대하고 한반도의 평화를 염원하는 문화행사인 만큼 지혜로운 해결책을 마련해 평화롭게 행사를 개최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6자회담 등 대화의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미국 스트라이커 부대의 훈련 등은 언제든 이 땅에서 전쟁이 일어날 수 있다는 긴장을 고조시키는 행위”라며 “이번 행사에서는 풍물패 1000여명의 공연 815명의 평화노래 합창, 촛불시위 등을 통해 미국의 전쟁 위협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세계에 전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한 위원장은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한총련 학생들의 시위에 대해 “맨몸으로 태극기를 두르고 미군 장갑차에 올라간 학생들을 폭력적이라고 하기는 어렵다”며 “한반도에서의 전쟁에 반대하는 그들의 절실함을 헤아려주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전지원기자 podrag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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