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고속도로 노선놓고 호남대-도로公 '줄다리기'

  • 입력 2003년 8월 8일 21시 18분


광주의 한 대학이 ‘캠퍼스 부지확보’를 명목으로 국가사업인 고속도로 건설사업을 가로막아 물의를 빚고 있다. 대학의 요구대로 고속도로의 노선을 변경할 경우 도로개통은 2년 이상 늦어질 것으로 보인다.

8일 한국도로공사와 광주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착공한 광주∼무안공항 고속도로 5개구간 가운데 광주시내권 구간(제5공구)만 아직 착공하지 못하고 있다. 이 고속도로는 호남권 거점공항인 무안국제공항의 2005년 개항에 발맞춰 건설되고 있다.

5공구는 광주시와 나주시 경계에서 광산구 산정동 광주여대 옆 평동산단 진입로(60호 광장)와 연결하는 5.8km 구간.

착공중단 사태는 일부지역 용지 보상이 늦어진데다 이 구간에 인접한 호남대 측이 올해 4월부터 “고속도로 노선이 광산캠퍼스 확장예정 부지 일부를 통과하고 소음 진동 등으로 교육환경이 나빠질 우려가 있다”며 반발하면서 비롯됐다. 호남대는 광주시와 도로공사 등에 노선 변경을 요구하는 진정서를 7차례나 냈다.

대학 측은 당초 고속도로 계획노선을 캠퍼스 확장예정 부지에서 50m 밖으로 물러날 것을 주장하다 현재는 노선을 아예 약 2km 남쪽 평동공단 방면으로 변경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도로공사 측은 “이 구간은 평동산단 진입로, 광천동버스터미널, 제2순환도로 4,5구간 등 광주시내는 물론 호남고속도로와 곧 바로 연결돼 물류비를 절감할 가장 적합한 노선”이라며 변경불가 방침을 밝히고 있다.

광주시 관계자는 “설계 과정에서 대학 측과 충분한 협의를 거쳐 캠퍼스 확장계획 등을 고려해 현재 노선을 선정했다”며 “캠퍼스 부지확보를 이유로 뒤늦게 국가사업의 발목을 잡는 것은 집단이기주의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광주=김권기자 goqu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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