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폐장 시위 장기전 양상…위도주민 일부 반대 돌아서

  • 입력 2003년 8월 1일 18시 41분


코멘트
원전수거물 관리시설(방사성 폐기물 처리장) 유치를 반대하는 전북 부안군 주민들의 집회와 시위가 규모가 커지면서 장기전으로 돌입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최근 방사성 폐기물 처리장 유치에 찬성 입장을 보였던 위도 주민들 중 일부가 정부의 현금 보상 지급 불가 방침에 반발해 유치 반대로 돌아서고 집회 및 시위 참가 인원도 계속 늘어나면서 ‘핵 폐기장 백지화를 위한 범부안군민 대책위’가 장기전 쪽으로 투쟁 방향을 정했기 때문이다.

대책위가 1일 오후 8시20분 부안수협 앞에서 개최한 촛불시위에는 주민과 외지인 등 1만여명이 참석했다. 지난달 27일부터 매일 저녁 계속된 촛불집회는 참석 인원이 처음 800여명에서 4000여명까지 계속 많아졌다.

2일 오후 2시 변산해수욕장에서는 1만여명의 주민들이 참가한 가운데 부안군민 궐기대회가 열릴 예정이다. 대책위는 앞으로 각종 집회 및 시위계획을 세워 유치가 철회될 때까지 투쟁한다는 계획이다. 위도 안에서 방사성 폐기물 처리장 유치에 반대하는 주민들도 2일 오후 위도중고등학교 강당에서 모임을 갖고 본격적인 유치 반대 투쟁에 나설 계획이다. 이들은 “정부의 현금보상 불가 결정이 내려진 지난달 29일 이후 많은 주민들이 유치 반대로 돌아서고 있다”며 “이 사업의 착수 여부에 결정적인 열쇠를 쥐고 있는 위도에 반대 기류가 뚜렷이 형성되고 있는 만큼 이제 공개적으로 반대 운동을 펴 나갈 생각”이라고 밝혔다. 한편 정부는 중앙지원기획단을 부안에 보내 특별법 제정과 지역개발 종합계획 수립을 발표하고 전북도와 부안군도 공무원들을 연고지에 보내 민심 달래기에 나섰다. 그러나 윤진식(尹鎭植) 산업자원부 장관이 “위도 주민이 유치 신청을 철회하더라도 공사를 강행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지역 주민들의 민심이 더 사나워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부안=김광오기자 kokim@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