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과자’ 적발…땅콩-버터와 버무려 케이크로 유통

  • 입력 2003년 7월 28일 18시 3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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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마약을 밀매하던 외국인 마약조직과 탈북자들이 개입된 마약밀매 조직이 잇따라 검찰에 적발됐다. 특히 대마초 성분을 땅콩 아몬드 버터와 버무려 만든 ‘마약과자’(해시 브라우니)도 국내에서 처음 발견됐다.

서울지검 마약수사부(임성덕·林成德 부장검사)는 5월부터 2개월 동안 마약류 사범 단속을 벌여 121명을 적발하고 외국인 18명을 포함해 73명을 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위반 등으로 구속했다고 29일 밝혔다. 검찰은 이들에게서 시가 33억원 상당의 히로뽕 1001g, 해시시 2.5kg, 해시 브라우니 500g 등을 압수했다.

▽늘어나는 외국인 마약사범=모대학 부설 어학원 강사인 M씨(33·캐나다)와 학원 강사인 P씨(22·캐나다)는 대마초 성분을 농축한 ‘해시시’를 인터넷을 통해 유통시킨 혐의로 구속됐다. 이들에게서 사들인 해시시를 상습적으로 흡연한 혐의로 S씨(22·여) 등 캐나다인 3명과 미국인 1명도 구속됐다.

영어 강사인 이들은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 강사들이 취업정보를 주고받는 사이트를 통해 마약을 사고판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이 사이트가 누구나 접근이 가능해 내국인 중에서도 구입한 사람이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이번에 적발된 27명을 포함해 올 상반기 동안 입건된 외국인 마약사범은 124명으로 지난 해의 88명을 이미 넘어섰다.

▽다양해진 수법=구속된 M씨가 소지하고 있던 해시 브라우니는 해시시가 함유된 케이크 형태의 신종 마약으로 국내에서 처음 적발됐다. 유럽에서는 후식용 케이크로 유통되고 있고 환각시간이 길어 유럽 전역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향정신성의약품인 펜타민이 함유된 속칭 ‘살 빼는 약’도 국제우편물로 국내에 유입된 것으로 밝혀졌다. 김모씨(31)는 히로뽕 가격이 상승하자 그 대안으로 펜타민과 케친 성분이 함유된 알약을 태국에서 구입해 국내로 반입한 뒤 살 빼는 약이라며 고가에 판매한 혐의로 구속됐다.

▽확산되는 계층=탈북자, 대학생, 전 프로야구 선수, 외국인 연예인, 벤처기업 대표 등 다양한 계층에서 마약사범이 검거됐다. 탈북자 박모씨(36)는 지난해 4월부터 올 4월까지 서울, 경기 김포시, 인천 등지에서 탈북자 오모씨(39) 등에게서 히로뽕 약 35g을 740만원에 구입한 뒤 김모씨 등에게 900만원을 받고 판 혐의로 구속됐다. 검찰은 박씨가 연루된 마약 조직의 밀매책인 탈북자 오씨와 알선책인 조선족 최모씨 등 5명을 지명수배했다. 손모씨(21·여) 등 남녀 대학생 5명은 6월 28일 서울시내 유명호텔에서 밤새 레이브 음악을 틀어놓고 춤을 추는 ‘레이브 파티’에서 엑스터시를 투약한 혐의로 구속됐다. 구속된 곽모씨(23·대학생)는 미국 뉴욕시의 한 클럽에서 구입한 엑스터시를 국제우편을 통해 30정을 밀반입해 레이브 파티가 열리는 호텔에서 판매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내 공중파 방송에 출연한 나이지리아 출신 연예인 S씨(38)와 전 프로야구 선수인 소모씨(30)도 각각 코카인과 히로뽕을 밀매한 혐의로 구속됐다.

황진영기자 bud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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