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성남 ‘현충탑 이전’ 잇단 의혹

  • 입력 2003년 7월 14일 17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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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충탑의 의혹을 밝혀라.”

현충탑 이전을 추진하고 있는 경기 성남시가 기본 계획을 공모하면서 응모 규정을 어긴 작품을 최우수작으로 선정해 파문이 일고 있다.

시의회는 5일 이와 관련한 특별조사위원회를 구성해 8월 말까지 진상 조사를 벌일 계획이다.

시는 1월 말 수정구 태평동에 위치한 현충탑의 부지가 너무 협소해 80억원을 들여 중원구 여수동 산 23 일대(5470여평)로 현충탑을 옮기기로 하고 5월 ‘현충탑 이전 건립 기본 계획’을 공모했다.

이후 시는 5월 20일 출품작 9편 가운데 G엔지니어링의 작품을 최우수작으로 선정해 발표했다.

그러나 같은 달 22일 U기술단 등 참여업체 4곳은 당선작을 실격처리해 줄 것을 시에 요청했다.

이들은 탄원서에서 “G엔지니어링의 작품은 현충탑의 앞면을 남서 방향으로 해야 하며 조감도에 심사위원이 특정업체의 작품을 구분할 수 있는 테두리 등 비표(秘標)를 만들어서는 안 된다는 응모 지침을 어겼다”고 주장했다.

특위의 기초조사에서 이들의 주장은 사실로 확인됐다.

당선작은 현충탑의 앞면을 북서 방향으로 배치했고 조감도와 기본계획 등에 흰 테두리를 둘러 다른 작품과 확연히 구분됐다.

시는 2001년도에도 현충탑 이전을 위해 작품을 공모했으나 출품작이 모두 현충탑의 앞면을 북서 방향으로 배치해 당선작을 내지 않았었다.

특위의 최윤길 시의원은 “심사위원을 심사 4일 전 선발하고 확정된 심사위원이 심사 당일 바뀌는 등 석연치 않은 점이 많다”며 “특위 활동을 통해 모든 의혹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시 관계자는 “심사위원 7명이 개인적 이유로 당일 심사에 참여하지 못해 후순위자로 교체했다”며 “일부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심사위원들이 결정한 사항인 만큼 이를 존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성남=이재명기자 egij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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