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스마일 먼데이/3인조밴드 이끄는 洞사무장 신현덕씨

  • 입력 2003년 7월 13일 18시 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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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뭐래도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

경기 부천시 원미구 심곡3동사무소에 근무하는 신현덕씨(46·6급)는 동네 주민들 사이에서 ‘노래하는 사무장’으로 통한다.

같은 동의 통장을 맡고 있는 원상운씨(53), 시청 민원봉사과 공업허가팀장인 이권재씨(46·6급)와 함께 지난해 4월 3인조 밴드 ‘좋은 이들’을 결성해 주말이면 부천지역을 돌며 무료 콘서트를 열고 있기 때문이다.

신씨는 리드기타와 하모니카를 연주하며 보컬을 맡아 밴드를 이끌고 있다. 이씨는 리듬기타를 치며 화음을 내고 맏형인 원씨는 드럼대신 전통악기인 장구를 두드리며 신명을 불어 넣는다.

음악은 신씨가 가장 먼저 시작했다. 그는 2001년 4월부터 토요일 오후만 되면 무작정 기타를 어깨에 둘러메고 부천실내체육관 앞 광장으로 나가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우연히 광장을 지나다가 신 사무장이 혼자서 열창하는 모습을 보게 됐는데 굉장히 멋있더군요. 그래서 ‘같이 하자’고 제안했지요.”

장구 외에도 북과 꽹과리 등 전통악기를 잘 다루던 원씨는 전국노래자랑에 3번이나 도전할 정도로 노래를 좋아했고 두 사람은 바로 의기투합했다.

그러나 둘은 좀 허전했다. 소문을 듣고 신씨와 같은 동사무소에서 근무해 서로 잘 알고 지내던 동갑내기 이씨가 합류하자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던 장구와 기타가 멋진 하모니를 연출하기 시작했다.

이들이 주로 부르는 노래는 강은철의 ‘삼포로 가는 길’ 등 1970, 80년대에 유행했던 포크송으로 줄잡아 100여곡이 넘는다.

일주일에 2, 3회씩 하루 일과를 끝낸 뒤 신씨가 일하는 동사무소 대회의실에 악기를 들고 모여 호흡을 맞춘다.

탄탄한 연주실력 때문에 결성한 지 1년이 조금 넘었지만 복사골예술제 등 부천에서 개최되는 대부분의 축제에 불려 다닐 정도로 유명해졌다.

또 양로원 등 사회복지시설에서 공연 요청이 오면 직접 방문하는 ‘찾아가는 콘서트’ 행사도 갖고 있다.

처음 노래를 시작할 때 못마땅한 표정을 지었던 가족들도 최근에는 이들의 공연 모습을 비디오카메라에 담는 등 열성 팬이 됐다.

신씨는 “음악은 모든 사람의 가슴을 열어 세상을 따뜻하게 한다”며 “정년이 될 때까지 3인조 밴드의 콘서트는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올 5월부터 장애인 등 소외된 이웃들을 돕기 위해 콘서트 행사장에 자선 모금함을 설치했으며 모금액은 전액 경기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전달할 계획이다.

황금천기자 kc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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