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제주 민박 '색다른 변신'…문화 휴양 공간으로

  • 입력 2003년 6월 17일 21시 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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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지역의 민박(民泊)이 색다른 변신을 꾀하고 있다. 단순히 잠을 자는 숙박시설이 아닌 문화와 휴양의 공간으로 탈바꿈하고 있는 것. 제주 산기슭에 자리 잡은 민박시설은 주변의 자연풍광과 어울려 전원의 삶을 느낄 수 있다. 객실도 고급 호텔 수준. 대부분 예약은 인터넷으로도 가능하다.》

:청제설헌: 제주 서귀포시 토평동 감귤과수원 등에 둘러싸인 민박시설인 청재설헌은 20평 규모의 갤러리인 ‘다비치 리’를 갖추고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 서귀포시 지역 중견 화가나 사진작가의 작품이 연중 전시돼 민박을 찾은 투숙객의 눈을 즐겁게 한다.

객실은 민박주인인 김주덕씨(48·여)가 손수 염색하고 손바느질한 침구, 고풍스런 가구 등으로 꾸며져 아늑하면서 고급스런 분위기가 자연스레 배어나온다. 객실 밖으로 한발 나서면 철쭉 문주란 새우란 라일락 수선화 동백나무 등의 향기가 코를 사로 잡는다. 동박새 직박구리 등의 재잘거리는 새소리가 세상 시름을 잊게한다. 아침 식사를 제공하는 것도 특징. 주변 농장에서 김씨가 직접 기른 나물이 반찬으로 오른다.

:편운산장: 제주 남제주군 성산읍 수산리의 소나무 숲에 7동이 숨어있다. 초가 형태로 지어진 객실은 자연원목과 황토로 꾸며졌다. 자그마한 민예품 박물관을 연상시킨다. 민박주인인 정보경씨(46·여) 부부가 모은 100년 된 가구를 비롯해 발재봉틀, 숯다리미, 여물통, 풍금, 연탄집게, 다듬이, 저울, 떡판, 물레 등 300여점의 민예품이 곳곳에 들어서 있다.

민박 입구에는 주인이 직접 깎아 세운 장승이 지키고 있으며 뒤편 연못에는 도깨비 인형들이 모여 있다. 주변에서 재배한 싱싱한 나물이 반찬으로 오르고 설향귀차 백련초차 등 20여종의 전통차를 맛볼 수 있다.

:가산토방: 서귀포시 토평동 가산토방에 들어서면 마치 동화의 나라에 온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킨다. 올망졸망한 객실은 소나무와 경남에서 공수한 황토로 지어져 에어컨이 없어도 서늘한 기운이 느껴진다. 최고 2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황토찜질방을 갖춘 것이 이색적이다. 전통 초가형으로 만들어졌으며 24시간 영업을 한다. 찜질방에는 가족실 고온실 중온실을 비롯해 휴식공간, 향토음식점 등이 있다.

:선흘 황토마을: 북제주군 조천읍 선흘리 동부관광도로변에 위치한 선흘황토마을은 민박 동마다 찜질방이 있는 것이 특징.

각 동마다 2층으로 지어진 황토주택에는 온돌식 찜질방과 옥으로 단장된 황토욕실 등이 마련돼 있고 찜질방에는 당귀 쑥 등 10여종의 약초가 걸려있다. 황토주택은 화산폭발로 생긴 자갈형태의 붉은 색 부산물인 ‘송이’가 70cm로 깔리고 그 위에 전남 벌교 등지에서 운송된 황토가 30cm로 덮였다. 황토주택은 25평형과 30평형으로 지어졌으며 주택마다 아궁이가 따로 설치돼 제주특산 흑돼지를 비롯해 오리 닭 등 기호에 맞게 요리를 할 수 있다.

제주=임재영기자 jy78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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