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총학 "창씨개명 토론하자"

  • 입력 2003년 6월 5일 14시 2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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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총학생회가 지난달 31일 도쿄대 강연에서 '창씨개명 관련 망언'으로 물의를 일으킨 일본 자민당 아소 다로(麻生太郞) 정조회장에게 '토론 도전장'을 냈다.

총학생회는 노무현 대통령의 방일 하루전인 5일 "한·일간 역사인식에 대해 한국 학생과 정식으로 토론할 것을 제안하며 특별강연 강사로 초청한다"고 밝혔다.

서울대 총학생회는 아소 회장이 요청할 경우 한국방문 비행기표와 숙박비를 제공할 용의가 있다고 밝히고, 이날 오후 팩스를 이용해 초청장을 자민당에 보냈다. 아소 회장이 강연을 수락할 경우 토론회 개최 일자는 10여일 뒤인 15~16일경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아소 회장이 초청된 특별강연의 제목은 '과거사의 올바른 평가와 새로운 한일관계 모색'으로, 총학생회는 강연 후 별도의 토론시간을 계획하고 있다.

서울대 총학생회는 아소 회장이 이번 초청을 거부할 경우 인터넷을 포함한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 국제 사회에 일본 정치인의 그릇된 역사인식을 알린다는 방침이다.

박경렬(응용화학부 4년) 서울대 총학생회장은 "도쿄대에서 행한 망언에 대해 아소 회장이 사과를 하기 했지만 이런 식으로 일본 정치인들의 '망언-사과'가 끊임없이 지속되는 것은 문제"라며 "21세기에 동반자적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는 당위성을 전제로 하고, 역사인식에 대해 '솔직히 한번 말해 보자'는 차원에서 행사를 기획했다"고 밝혔다.

아소 회장은 지난달 31일 "창씨 개명은 당시 조선인이 원해서 이뤄진 것"이라고 발언했다가 물의를 빚자 2일 "말 주변이 부족해 진의가 잘못 전달됐다"는 해명과 함께 사과를 했다.

일본 아사히(朝日) 신문은 3일 사설을 통해 아소 회장에게 '서울대에서도 강연을 해 보라'며 꼬집은 바 있다.

허진석기자 jameshu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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