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명씨 땅 첫 매수 강금원씨 일문일답

입력 2003-06-05 00:35수정 2009-09-29 0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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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후원회장이었던 이기명(李基明)씨의 경기 용인시 땅 1차 매매계약자로 밝혀진 강금원(姜錦遠·53·창신섬유 회장)씨는 4일 오후 부산 부산진구 초읍동 D아파트 자신의 집에서 기자들과 만나 문제의 용인 땅에 대해 소상히 밝혔다. 그러나 그는 사진촬영은 사생활 침해라며 불허했다.

그는 “노 대통령이 28일 기자회견 당시 1차 매매계약자로 자신을 밝히지 않은 것은 사생활보호 차원에서 그렇게 한 것 같다”며 “큰 문제도 아닌데 이렇게 의혹을 키운 것은 청와대의 책임이고, 문재인(文在寅) 대통령민정수석 등 비서진은 책임을 지고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 회장은 노 대통령이 기자회견 당시 ‘호의적으로 거래한 지인’이라고 지목했던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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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4일 오후 대통령민정수석실의 한 비서관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는데 ‘사실대로 이야기 하겠다. 걱정하지 말라’고 말했다”며 “노 대통령이 나를 ‘괘씸한 놈’이라 하겠지만 나라운영 잘 하시라는 뜻에서 소신있게 말하고 싶다”고 말했다. 다음은 강 회장과의 일문일답.

―어떻게 해서 이기명씨의 땅을 사게 됐느냐. 만약 돈을 빌려주어야 할 형편이었다면 그냥 돈을 빌려주고 땅을 담보로 잡으면 될 텐데….

“지난해 8월 노 대통령의 제의로 이 땅을 사게 됐다. 당시 노 대통령이 ‘이기명씨가 생수회사(장수천)에 보증을 섰는데 그 땅이 경매에 헐값으로 넘어가게 돼 손해를 보게 됐다. 이 땅을 사주면 이씨에게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제의해 구입을 결정했다. 나중에 양로원 등 사회복지시설을 지을 계획이었다.”

―구입금액은 어떻게 결정됐나.

“당시 용인 땅 2만69평을 28억5000만원에 계약했으며 국민은행의 대출금 3억7000만원(근저당 설정된 채권최고액은 10억원)도 떠안기로 했다. 30억원 정도의 가치는 있는 땅인 것 같았다. 부산은행에서 대출을 받아 이 중 19억원을 계약금과 중도금 등으로 지불했다. 돈은 지난해 8월 계약금 5억원, 같은 해 9월 중도금 10억원, 올해 2월 4억원 등 3차례로 나눠 지급했다.”

―계약을 파기해 계약금 중 위약금 2억원을 떼인 것으로 알고 있다. 호의로 사준 땅인데 위약금을 떼인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되지 않는다.

“노 대통령이 당선된 직후인 지난해 12월말쯤 이권개입 등의 오해와 의혹을 받을 수 있다는 생각에 계약파기를 결정했다. 위약금을 주기로 한 것은 내가 2억원 정도는 손해를 봐도 좋으니 빨리 팔 수 있으면 팔라는 뜻에서 제의한 것이지 정말 계약위반에 대한 위약금은 아니다.”

―계약을 파기한 후에도 4억원을 지불한 것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

“지난해 12월 계약 파기 후 올 2월 잔금조로 4억원을 지불한 것은 용인 땅이 채무관계 때문에 리스회사 등에 저당이 잡혀 있어 이것을 해결하라고 추가로 준 것이다. 땅이 팔리면 결국 나중에 돌려받을 돈이다. 저당이 모두 해결돼야 땅이 빨리 팔려서 나에게 돈을 줄 것이 아닌가.”

―그러면 19억원을 돌려받았나.

“아직까지 받지 못했다. 그러나 줄 것으로 믿고 있다. 본래 나는 신용으로 거래를 하고 노 대통령이나 이씨를 신뢰하기 때문에 당연히 돌려받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을 뿐이다. 계약서만 쓰고 용인 땅에 대한 근저당 설정 등 법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도 그런 연유이다.”―노 대통령은 언제 알게 됐나.

“처음 알게 된 것은 노 대통령이 95년 부산시장에 낙선한 뒤 부산 수영구 광안동에 있는 자택을 팔려고 내놓아 그 집을 구입하려 하면서다. 집은 구입하지 않았다. 그 뒤 부산 롯데호텔에서 4, 5명의 정치인들과 함께 자연스럽게 만난 뒤 ‘코드’가 맞아 절친하게 지내왔다. 이씨나 안희정씨 문재인씨 등 노 대통령의 측근들도 그 이후 자연스럽게 알게 됐다.”

―왜 자청해서 모든 사실을 털어놓게 됐나.

“청와대에 있는 노 대통령의 측근들이 보좌를 잘못하고 있다는 생각에 말문을 열게 됐다. 노 대통령이 당선된 마당에 이씨는 지금까지 잘 보필하고도 왜 용인 땅으로 의혹을 살 일을 벌이는지 모르겠다. 답답한 마음에 모든 것을 털어놓고 싶었다.”

―부산지역에서는 당신이 노 대통령의 막후실세인데다 내년 총선에서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라는 소문이 파다한데….

“내년 총선 운운하는데 나는 더러운 정치판에 조금이라도 발을 들여놓고 싶지 않다.”

―지난달 30일 용인 땅과 관련된 해명서를 작성해 발표하려 했는데 청와대가 이를 막았다는 이야기가 있다. 또 실제 오늘 배포한 문건도 작성일이 30일로 되어 있다.

“나는 누가 막는다고 말을 하지 않을 사람이 아니다. 문건을 그날 작성한 것은 사실이나 지인들과 상의를 하느라 시일이 다소 지체됐다.”

부산=조용휘기자 silent@donga.com

석동빈기자 mobid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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