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울산 동구청-구의회 7개월재 감정싸움

입력 2003-06-03 18:51수정 2009-10-10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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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동구청과 구의회가 노동상담소 설치를 놓고 7개월째 마찰을 빚어오다 올해 1차 추경예산 108억여원 전액이 편성되지 못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구청측이 지난해 12월 삭감된 노동상담소 설치예산을 최근 추경예산에 다시 편성해 구의회에 제출하자 구의원 10명 가운데 6명을 차지하는 비노동계 출신 의원들이 추경예산안 전체에 대해 심의를 하지 않은 것.

노동상담소 설치를 둘러싼 마찰이 시작된 것은 지난해 11월.

민주노총 위원장 출신인 이갑용(45) 구청장은 노동상담소를 지난해 11월 구청 4층에 마련했다. 노동상담소 설치는 이 구청장의 선거공약. “주민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노동자의 인권보호가 구정의 주요 과제”라는 이 청장의 지시에 따라 마련된 것으로 상담요원 1명도 배치했다.

당시 구청측은 노동상담소 운영비 1300여만원과 상담요원 인건비 1000만원 등 2300여만원을 2003년도 당초예산에 편성해 구의회에 제출했다. ‘선 설치, 후 예산 배정 요청’을 한 셈이다. 이에 대해 비노동계 출신 구의원들은 “예산승인도 받지 않고 구청 내에 노동상담소를 설치한 것은 구청장의 독단”이라며 노동상담소 관련 예산을 모두 삭감한 당초예산 523억원을 통과시켰다.

구청측은 그러나 지난달 12일 올 1회 추경예산안에 노동상담소 설치예산 2080만원이 포함된 108억6400만원을 편성, 또다시 구의회 임시회에 제출하면서 비노동계 출신 의원들과 감정싸움으로 비화됐다.

회기 마지막 날인 지난달 23일 열린 본회의에서도 노동계와 비노동계 의원들간에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 노동계 출신 구의원 4명이 퇴장한 가운데 비노동계 출신 의원들은 “추경예산안을 충분하게 심의하지 못했다”며 추경예산안 심의를 보류했다.

노동계 출신의 서영택 예결위원장은 “비노동계 출신 구의원들이 구청장에 대한 감정 때문에 추경예산안을 통과하지 않는 수법으로 구정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비노동계 출신의 박우신 의원은 “노동계 출신 의원들이 추경예산안 전액을 볼모로 노동상담소 예산을 관철시키려고 했기 때문에 추경예산안 심의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동구청은 추경예산안을 구의회에 원안대로 다시 제출할지, 수정안을 제출할지 논의하고 있지만 “노동상담소 설치예산은 관철시키겠다”는 입장이어서 마찰이 장기화될 전망이다.

울산=정재락기자 ra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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