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 도둑’ 반달곰 한달동안 40여통 훔쳐먹어

  • 입력 2003년 5월 27일 18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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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 좀 주소!”

2001년 8월 지리산 국립공원에 방사된 반달곰 장군이와 반돌이가 꿀맛을 본 뒤 ‘절도 행각’을 일삼고 있다.

27일 국립공원관리공단에 따르면 반달곰들은 지난달 말부터 전남 구례군 한봉 농가에 수시로 내려와 지금까지 약 한 달간 40여통의 꿀을 훔쳐 먹었다.

이들이 꿀맛을 처음 본 것은 방사되기 전 포육실에 있을 때였다. 공단측은 또 반달곰에 매단 전파발신기를 교체하기 위해 이들을 붙잡을 때도 꿀로 유인했었다.

공단 관계자는 “반달곰들이 농가 가까이 내려와 사람이 없는 틈을 타 꿀을 포식하는 장면이 수차례 목격됐다”며 “개가 짖으면 재빨리 나무 위로 피신했다가 잠잠해지면 내려와 재빨리 꿀단지를 낚아채기도 했다”고 말했다.

공단은 반달곰의 이 같은 행동이 야생동물 복원사업의 중요한 자료로 쓰일 수 있지만 인명 피해도 우려됨에 따라 두 마리 중 반돌이를 붙잡아 최근 다른 지역으로 옮겼으며 조만간 장군이도 강제로 이동시킬 계획이다.

공단측은 “농가의 재산 피해에 대해서는 보험을 통해 적절히 보상할 계획”이라며 “한 번 꿀맛을 본 반달곰들이 이사한 뒤에도 ‘원정 절도’를 할 것에 대비해 농가 주변에 철책을 설치하는 등 대책을 세우겠다”고 말했다.

정경준기자 news9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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