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희귀 해양자료 훼손 "나 몰라라"

  • 입력 2003년 5월 22일 21시 08분


코멘트
부경대 박물관에 보관 중인 희귀한 해양자료들이 훼손될 위기에 놓였다.

22일 부경대에 따르면 학교측과 KT사이에 박물관 파손 책임을 둘러 싼 법정다툼으로 인해 1000여점의 각종 해양수산자료가 임시보관소에 장기간 방치되면서 훼손되고 있다.

사건의 발단은 1996년 박물관 건물에서 균열과 비틀림 현상이 발생하면서 비롯됐다. 당시 학교측은 KT의 부산 남구 대연동 지하통신구 공사 때문이라고 주장한 반면, KT측은 교내 공학관 신축이 원인이라고 맞섰다.

양측은 서로에게 유리한 전문기관의 감정결과를 내세우며 7년째 법정공방을 벌이고 있으나 서로의 주장이 팽팽해 법원에서 아직까지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법원은 96년 현장보존을 위해 박물관 건물에 접근금지 명령을 내리면서 학교측은 세계적으로 몇 마리밖에 없는 2000만년전 화석어류 ‘시일러캔스(Coelacanth)’ 등 각종 희귀 해양생물 표본과 자료들을 교내 창고에 보관하고 있다.

그러나 창고는 습도와 온도조절이 되지 않아 시일러캔스는 비늘이 벗겨지는 등 심각하게 훼손됐고, 길이 1m가 넘는 넙치표본과 식인조개, 고래뼈 등 희귀한 어류 표본들도 곰팡이가 피는 등 훼손돼가고 있다.

학교 관계자는 “50여년동안 수집한 소중한 수산 해양표본들이 완전히 망가지기 전에 법정다툼이 조속히 마무리돼야 한다”고 말했다.

부산=석동빈기자 mobidic@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