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 상일초등학교 "교단 갈등요? 우리학교는 몰라요"

  • 입력 2003년 5월 13일 18시 16분


코멘트
경기 부천시 상동 상일초등학교 김득환 교장(가운데)이 13일 교정에서 이 학교 새내기 교사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부천=황금천기자
경기 부천시 상동 상일초등학교 김득환 교장(가운데)이 13일 교정에서 이 학교 새내기 교사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부천=황금천기자
“교단 갈등은 서로 믿음이 부족해서 생기는 것 아닐까요.”

경기 부천시 상동에 있는 상일초등학교 김득환 교장(57)은 요즘 22일로 예정된 스승의 날 기념행사에 참석할 사람들에게 보낼 초청장을 쓰느라 바쁘다.

지난해 3월 임용돼 이 학교에서 교편을 잡은 12명의 새내기 교사들을 위한 스승의 날 기념행사를 열기로 했기 때문이다.

김 교장은 이날 행사에 새내기 교사들의 부모를 초청할 계획이다. 새내기 교사의 부모들은 자녀 교사들이 처음으로 맞는 스승의 날에 교장으로부터 감사의 마음을 전달받는 흐뭇한 광경을 지켜보게 된다.

마땅히 15일 ‘스승의 날’에 행사를 열어야 하지만 강당이 이날 완공되기 때문에 날짜를 며칠 미룬 것.

김 교장은 또 교사들의 부모에게도 일일이 꽃다발과 선물을 전달하고 “자녀들을 훌륭한 교사로 키워줘 감사하다”고 인사할 계획이다.

33명의 이 학교 선배 교사들은 그동안 학생들을 가르치며 마음에 새긴 좌우명과 교사로서의 바람직한 자세 등을 꼼꼼하게 적은 지침서 12권을 이들에게 전달한다.

13일 오후 교직원 휴게실에서 열린 새내기 교사들의 모임에서는 최근 빚어지고 있는 교단 갈등과 관련한 거침없는 얘기들이 쏟아져 나왔다.

“교장선생님에게 커피를 타 대접하는 일을 굴욕적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어른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로 생각하면 됩니다.”

“어느 학교나 의견 충돌은 있을 수 있습니다. 문제는 교사들간에 믿음이 있느냐는 것입니다.”

“서로를 가족으로 생각하면 될 것 같아요. 상대방의 실수를 너그럽게 이해해주는 가족 말이에요.”

이들은 자신들을 위한 행사 마지막 순서에서 학생과 학부모, 선배 교사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새내기 교사들의 다짐’을 낭독할 예정이다.

부천=황금천기자 kchwa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