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진하해수욕장 해송을 살립시다"

  • 입력 2003년 5월 9일 21시 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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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의 명물, 진하해수욕장 해송을 지켜라.”

최근 울산 울주군 서생면 진하해수욕장 백사장 뒤의 50∼100년생 해송 수 십 그루가 고의 훼손으로 고사(枯死)직전에 놓여 울산시와 환경단체가 보존방안을 서두르고 있다.

진하해수욕장 해송은 백사장(길이 2㎞)을 따라 1000여 그루가 울창하게 심어져 있어 울산의 명물로 자리잡았다.

그러나 해송이 밀집된 백사장 뒤는 도시계획상 상업지역이어서 여관 등의 건물이 들어 설 수 있기 때문에 최근 건축 예정지의 해송을 고위적으로 훼손하는 사례가 잇따르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시와 환경단체 관계자들은“건축주 등 이해당사자들이 해송 이식비용(50∼100년생 한 그루당 500∼1000만원)을 줄이기 위해 고의로 해송을 훼손하는 것이 아닌가 추정된다”고 말했다.

시가 최근 이 일대의 해송 훼손실태를 조사한 결과 북쪽 백사장의 SK연수원 옆의 해송 10여그루는 밑둥치가 시커멓게 그을려 누군가 고의로 불을 지른 흔적이 발견됐고 5그루는 껍질이 벗겨져 고사 직전에 놓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남쪽 백사장의 해송 20여그루도 껍질이 벗겨지고 가지가 부러져 있어 고사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시는 해송 고사를 막기 위해 이곳에서 건축 허가시 해송을 조경지로 이식토록 의무화하는 한편 해송을 고의로 훼손해 고사시키는 행위에 대해서는 검찰에 고발조치하는 등의 행정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 환경단체인 사단법인 울산생명의 숲 윤 석(尹 石) 사무국장은 “이식비용 부담을 건축주에게 전액 부담시킬 경우 제대로 이행되지 않을 수 있다”며 “해송 밀집지를 시가 매입해 공원으로 조성하는 등의 근본적인 해송 보호대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울산=정재락기자 ra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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