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후보 비방 강론,가톨릭 신부에 유죄판결

서울지법 의정부지원 형사 합의1부(재판장 안기환·安起煥 부장판사)는 지난해 12월 대통령선거 기간에 성당에서 미사 강론을 하며 당시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후보를 비방한 혐의로 기소된 경기지역 모 성당 A신부에 대해 1일 유죄 판결하고 선고를 유예했다.

A신부는 벌금 50만원에 해당하는 유죄를 판결받았으나 선고가 유예돼 일정 기간이 지나면 벌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

재판부는 판결에서 “피고인이 미사 강론 중 신자들을 대상으로 특정 후보의 비리 의혹을 적시하고 나이 든 사람은 투표하지 못하도록 성지순례를 보내기로 했다는 농담을 한 것은 종교적 지위를 이용한 선거운동”이라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비방 목적이나 공공이익에 관한 것인지와 상관없이 지위를 이용해 구성원을 상대로 선거운동을 했는지가 죄의 성립 여부를 결정한다”고 덧붙였다.

A신부는 대선 투표를 앞둔 지난해 12월 15일 300여명의 신자에게 미사 강론을 하면서 이 후보를 비방한 혐의로 올 3월 19일 기소됐다.

의정부=이동영기자 arg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