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지역경제 "불황 끝이 안보인다"

  • 입력 2003년 4월 24일 21시 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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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지역 상권이 극심한 불황을 겪고 있다. 대부분의 상인들은 “IMF 외환위기보다 더 극심한 경기침체가 이어지고 있다”며 “정부가 대체 어떤 대책을 세우고 있는 지도 의심스럽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불황의 여파는 강원지역의 관광지는 물론, 해안가와 접경지역을 가리지 않고 찾아오고 있다. 이 때문에 상인들은 “지역경제 불황이 생각했던 것보다 매우 심각하다”며 깊은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이라크전이 끝나면 호전될 것을 기대했으나 전쟁이 끝나고도 상황이 호전될 기미를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는 반응들이다.

또 상인들은 “IMF 외환위기 때만 해도 이렇지 않았다”며 “어떻게 이런 지경에 빠졌는 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하고 있다. 또 “정부가 최근의 경제위기를 제대로 설명해주지 않고 언론 등 어디서도 뚜렷한 해법을 제시해 주는 곳이 없다”며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이규철(李揆喆·62) 속초상공회의소회장은 “소비가 줄고 관광객이 없어 주말이 돼도 관광지인 속초시내의 거리가 썰렁하다”며 “생계를 걱정하는 상인들의 아우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강원 고성지역을 비롯한 바닷가는 지난해 수해로 인해 어장이 망가져 어획량이 크게 줄고있으며 생계가 어려운 사람이 속출해 일선 시군과 수협에서 긴급 구호양곡을 지급하고 있다.

접경지역인 인제 양구 지역의 경기는 거의 ‘공황상태’에 비유될 정도. 양구지역에서 개인택시를 모는최모(40·개인택시기사) 씨는 “매출액이 IMF 경제위기 때의 절반정도로 줄고 주민들도 안먹고 안쓰는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고 전했다. 화천시장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홍모(여·51)씨는 “점심시간에 2∼3명이 식사를 할 뿐 하루종일 공치는 날이 많다”고 한숨지었다. 철원지역은 농경지 매매도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강릉시 중앙시장에서 의류수선을 하는 김모(여·40)씨는 “지난 IMF 경제위기 때도 옷수선 일꺼리는 있었는데 올해 들어서는 가게 월세도 못 낼 형편에 처했다”며 “정부가 이러한 경제위기를 알고는 있는지, 알면서 쉬쉬하고 방치하는 것은 아닌지 의문스럽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속초=경인수기자 sunghy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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