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조폭, 콘도 빼앗아 3개월간 영업

  • 입력 2003년 4월 16일 18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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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폭력배들이 제주지역 유명 콘도를 3개월간 장악한 뒤 불법영업을 해온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서울경찰청 기동수사대는 16일 제주시 노형동 H콘도의 운영권을 빼앗은 혐의(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로 제주지역 조직폭력배 ‘산지파’ 행동대장 김모씨(34) 등 3명을 구속하고 이모씨(39)등 1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또 김씨를 사주한 박모씨(44) 등 3명도 불구속 입건했다.

객실 346개를 보유한 H콘도는 지상 17층에 지하 5층 규모로 제주도의 대규모 콘도 중 하나로 꼽힌다.

경찰에 따르면 빚에 시달리던 박씨는 지난해 12월 자신이 운영하던 H콘도 관리운영권을 소모씨(40)에게 넘겼다가 이를 다시 빼앗기 위해 산지파 행동대장 김씨 등에게 의뢰해 콘도 사무실 집기를 들어내고 소씨와 직원들을 쫓아냈다.

산지파는 제주도의 2대 조직폭력단 중 하나로 이번 콘도 점거를 위해 행동대장 김씨는 전남 목포에서 활동하는 조직폭력배 6명까지 동원한 것으로 밝혀졌다.

폭력배들은 이와 함께 채권단이 사용하고 있는 콘도 1층 사무실 직원들도 모두 몰아내고 채권단 사무실까지 장악했다.

사건 직후 피해자 소씨가 경찰에 신고했으나 경찰은 이를 콘도 관리운영권을 놓고 벌이는 민사사건으로 여겨 신속히 대응하지 않아 조직폭력배들이 3개월간 콘도를 불법운영하도록 방치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조사 결과 객실 3개를 차지하며 콘도에 상주해온 이들 폭력배는 야간업소에 근무하는 여성들과 사채업자 등을 상대로 월 40만∼50만원을 받고 객실을 임대하는 방식으로 3개월간 3억여원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손효림기자 arys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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