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버스요금 올랐지만 서비스는…

  • 입력 2003년 4월 15일 22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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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차선 변경과 끼어들기 등 난폭 운전에다 정류장 20∼30m 전에 내려주는 경우도 허다해요.”

2월25일부터 인천지역 시내버스 요금이 성인 기준으로 600원에서 700원으로, 지선형 버스(종전 마을버스)는 400원에서 500원으로 올랐지만 시민들은 서비스 수준이 예전과 별로 달라지지 않았다고 느낀다.

15일 오전 7시경 인천 남구 주안6동 석바위시장 앞 버스정류장. 서구 신현동 옛 서경백화점 인근 회사로 출근하기 위해 버스를 기다리던 심영희씨(여·22)에게 버스 요금이 오른 뒤 서비스가 어떻게 달라졌냐고 물었다.

심씨는 “난폭 운전이 얼마나 심한지 손잡이에 매달려 가는 기분”이라며 “화가 난 승객이 한마디 건넸다간 버스기사에게 거꾸로 욕설을 듣게 된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8시50분경 남구 용현동 인하대 후문 정류장. 학생과 시민들이 주안역에서 출발한 마을버스에서 내리며 얼굴을 찡그렸다. 배차시간을 넘기면서 평소보다 승객이 30여명 더 탔기 때문에 승객들은 콩나물시루 같은 버스에서 숨도 제대로 쉬지 못했다.

대학생 이모씨(26)는 “짐짝 취급을 받으며 학교에 가면 공부할 의욕이 생기지 않는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인천시 홈페이지(www.inpia.net) 교통불편신고센터를 보면 시내버스에 대한 시민들의 불만이 그대로 드러나 있다.

2월 한 달간 인터넷과 전화, 방문 등을 통해 접수된 대중교통민원은 모두 138건. 이 가운데 시내버스 관련 민원이 85건(65%)에 달했다.

3월 홈페이지를 통해 접수된 시내버스 민원은 70건으로 2월(56건)보다 25% 늘었다.

민원 내용은 배차간격을 안 지키거나 정류장에 서지 않고 통과하는 것이 많았고 운전기사의 불친절, 난폭운전, 차내 흡연 등도 있었다.

난폭 운전 때문에 승객이 버스 안에서 다치는 경우도 많다.

인천버스공제조합에 따르면 15일 현재 올 들어 버스 안에서 다쳐 병원에 입원한 환자가 무려 102명에 이른다. 이 조합의 보상과 직원은 1인당 20여명의 환자를 관리하고 있다.

S의원 관계자는 “급정거 등 난폭 운전 때문에 머리나 허리 등을 다쳐 입원하거나 통원 치료를 받는 버스 승객이 꽤 많다”고 말했다.

인천시는 2월19일 버스업체가 서비스 이행계획서를 내지 않으면 요금 인상 시기를 늦출 수 있다고 발표했으나 사후 관리에 허점을 드러내고 있다.

인천시 관계자는 “버스 요금을 올린 뒤 서비스 질이 개선되고 있는지에 대해 암행조사를 하고 있다”며 “매년 2차례 평가해 우수업체에 포상금을 지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차준호기자 run-ju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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