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급 미끼 5000만원 받은 육본 감찰차감 구속

  • 입력 2003년 4월 11일 06시 24분


코멘트
부하로부터 진급 청탁과 함께 거액을 뇌물로 받은 육군본부 소속 장성과 수년간에 걸쳐 부하 군무원으로부터 수천만원대의 금품을 받아 챙긴 장성들이 무더기로 적발됐다.

육군본부 헌병단은 10일 진급을 미끼로 부하 장교로부터 5000만원을 받은 육본 감찰차감 유모 준장을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했다고 밝혔다. 육본 헌병단에 따르면 유 준장은 지난해 말 부하인 이모 중령으로부터 “진급심사를 통과할 수 있도록 힘을 써 주겠다”며 5000만원을 건네받은 뒤 이를 되돌려주지 않았다는 것이다. 돈을 준 이 중령은 진급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육본 헌병단은 유 준장이 수수한 돈의 구체적인 사용처와 추가 인사 비리에 대해 조사 중이다.

한편 국방부 합동조사단은 이날 국방부 내 국방회관 관리소장으로 재직하면서 운영 수익금 3억원을 가로챈 서모씨(57·4급 군무원)와 서씨로부터 수십차례에 걸쳐 돈을 받은 전 근무지원단장 김모 소장(53·1군단 부군단장)을 횡령 혐의로 구속했다고 밝혔다.

합조단은 또 서씨로부터 금품을 받은 전·현직 근무지원단장 이모 소장(53·53사단장)과 백모 준장(51), 전·현직 근무지원단 참모장인 이모 준장(51·12사단 부사단장)과 대령 3명, 관리부장 박모 원사(43) 등 6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합조단에 따르면 서씨는 99년 5월 국방회관 관리소장을 맡은 이후 올 2월까지 총 120여 차례에 걸쳐 국방회관에서 열린 결혼식 등 각종 수익행사의 참석인원을 실제보다 축소, 음식값을 줄이는 수법으로 회계 장부를 조작해 3억여원을 횡령한 혐의다. 서씨는 자신을 관리소장으로 일하도록 한 김 소장에게 부대 운영비와 용돈 명목으로 월평균 400만원씩 총 7600여만원을 상납했고 후임 근무지원단장 2명에게도 각각 6800만원과 3600만원을 건넨 것으로 드러났다.서씨는 또 근무지원단 전·현직 참모장(대령) 4명에게 월평균 100만원씩, 각각 800만∼1200만원을 상납했으며 관리부장인 박 원사에게는 자신의 비리를 눈감아 달라는 명목으로 1000만원을 준 것으로 드러났다고 합조단은 밝혔다.

한편 국방부 감사관실은 2월 초 근무지원단에 대한 일제감사를 벌여 서씨로부터 6800만원을 횡령했다는 자백을 받았으나 군 합조단에는 수사를 의뢰하지 않고 있다가 감사원 감사를 받기 직전에 수사를 의뢰해 비리를 숨기려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윤상호기자 ysh1005@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