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봉흠(朴奉欽) 기획예산처 장관은 10일 청와대에서 열린 중앙인사위원회의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2004년까지 공무원 보수를 민간기업 수준으로 올리겠다는 중앙인사위 보고에 대해 “한정된 정부 예산을 감안하면 실현 가능성이 낮은 정책”이라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박 장관은 “공무원 보수를 민간수준으로 끌어올리려는 정책은 이전 정부에서도 꾸준히 추진했으나 민간기업이 임금을 계속 올리기 때문에 아무리 따라가려고 해도 맞출 수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박 장관은 그 이유로 “민간기업은 구조조정이 쉬워 40대면 조기 퇴직하는 관행이 정착됐지만 정년이 보장되는 공무원은 내보내기가 어렵다”며 “국민세금은 한정돼 있고 공무원을 자를 수도 없는 데 어떻게 내년까지 민간수준에 맞출 수 있느냐”고 지적했다.
이에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박 장관의 말이 현실적으로 일리가 있는 것 같다”며 “중앙인사위 보고에서 이 부분은 외부에 발표하지 않도록 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송경희(宋敬熙) 청와대 대변인은 중앙인사위 보고가 끝난 후 보도자료를 통해 “중앙인사위 업무보고는 확정된 정책뿐 아니라 연구 검토 과제도 포함돼 있다”면서 “공무원 보수 현실화에 대해 박 장관은 ‘예산 편성과 맞물려 별도로 논의해야 할 사항’이라고 지적했다”고만 밝혔다
최영해기자 yhchoi65@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