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당진-태안郡 '실치 원조' 줄다리기

  • 입력 2003년 4월 8일 20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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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제 철을 만난 실치를 놓고 충남 서해안의 당진군과 태안군이 ‘원조(元朝)’논쟁을 벌이고 있다.

서해안고속도로 개통으로 이 일대에 관광객들이 크게 늘면서 3∼5월이 제철인 실치의 원조가 어디냐에 따라 관광수입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기 때문.

당진군은 8일 보도자료를 통해 “실치는 70년대 초 석문면 장고항리 어민들이 처음 잡기 시작해 뱅어포로 판매돼 왔다”며 “80년대 회로 먹으면서 전국에 알려졌다”고 말했다. 또 “장고항리 앞바다에서 4월 초 잡히는 실치가 횟감으로 가장 좋다”며 “이곳에는 요즘 참 맛을 느끼려는 전국의 미식가로 붐빈다”고 자랑했다.

이에 대해 태안군도 질세라 한 마디 하고 나섰다.

“태안은 3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는 천혜의 실치 서식 환경을 갖추고 있다”며 “남면 신온리 마검포를 중심으로 오래 전부터 실치잡이가 성행했다”는 주장이다.

태안군 관계자는 “태안 앞바다의 실치는 당진 쪽보다 15일∼30일가량 먼저 잡혀 상품 가치가 클 뿐 아니라 맛도 담백하다”며 “특히 당진은 각종 간척사업으로 실치어장이 많이 훼손돼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각종 여행서적은 당진군 장고항리나 태안군 마검포 두 곳 모두를 실치의 명소로 소개하고 있다. 충남도관계자는 “관광객을 유치하려는 열정은 이해하지만 두 단체 모두 ‘윈-윈(win-win)’ 전략으로 관광객을 유치하는데 힘써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3월부터 이 일대에서 잡히는 실치는 야채에 버무려 회나 시금치 된장과 함께 국으로 끓여 먹으며 뼈가 굵어질 정도로 성장하면 포(뱅어포)로도 만들어진다.

대전=이기진기자 doyo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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