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스’ 불똥 지자체-관광업계로

  • 입력 2003년 4월 3일 18시 19분


그동안 괴질로 불리던 사스(SARS·중증 급성호흡기증후군)에 대한 공포감이 급속히 번지면서 지방의 자치단체와 운송, 관광업계 등으로 불똥이 튀고 있다.

▽행사 연기 및 취소=대전시는 14일부터 이틀간 호주 브리즈번시에서 개최되는 ‘2003 아시아 태평양도시 시장회의’에 구기찬(丘冀贊) 행정부시장을 단장으로 하는 대표단을 파견하기로 했으나 사스 때문에 행사를 개최할 수 없다는 브리즈번시의 통보를 받고 취소했다.

광주시는 27일부터 7일간 자매결연 도시인 중국 광저우(廣州)와 인도네시아 메단시를 방문할 예정이었으나 6월 이후로 무기 연기했다. 강원도는 8일부터 11일까지 자매결연 도시인 중국 지린(吉林)성에 공무원을 보내 올해 사업계획을 논의하려다 방문계획을 취소했다.

베트남 시장개척단 파견 계획을 취소한 울산 울주군의 관계자는 3일 “시장개척단에 포함된 참가자들이 불안하다고 말해 베트남 방문을 취소했다”고 밝혔다.

전북도는 17일 중국 상하이(上海)에서 개최할 예정이던 전북통상사무소 개소식의 행사 규모를 대폭 축소했으며 사스가 더 확산될 경우 행사 자체를 무기 연기할 방침이다.

▽항공기 운항 감축=한국공항공사 청주지사는 사스 확산으로 대한항공과 중국 북방항공이 주 6회 운항하던 청주∼상하이간 항공기 운항을 2일부터 19일까지 일시 중단시켰으며 29일부터 운항이 재개될 예정이던 청주∼중국 선양(瀋陽)간 정기노선 운항도 사스 확산 추이에 따라 일정을 조정키로 했다.

전남 목포국립동식물검역소는 광주관광협회와 중국 남방항공사가 공동으로 20일부터 취항키로 한 광주∼선양 노선과 다음달 1일부터 운항 예정인 광주∼광저우 전세기 취항을 6월 이후로 연기해주도록 요청했다.

▽관광업계 희비 교차=사스 확산으로 국내외 관광객이 부쩍 줄어들자 부산지역의 항공 여행 호텔업계는 가격을 대폭 내리는 파격세일에 나서고 있다.

이 지역의 관련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은 4월 한달 동안 부산∼선양 노선의 편도 항공료를 23만원에서 10만원으로 낮췄으며, 대한항공도 부산∼방콕 노선 항공료를 30%가량 할인하고 있다.

부산지역 일부 여행사는 태국과 필리핀 등지로 여행하는 패키지 상품 요금을 20∼40%가량 내렸으며 특급호텔 등도 할인된 가격으로 투숙객 유치에 나서고 있다.

목포∼상하이를 운항하는 상하이크루즈사의 국제 카페리 여객선도 4일 상하이행 예약 승객이 한 명도 없을 정도로 타격을 입고 있으며 지난달 31일에는 승객 8명만이 승선하기도 했다.

이에 비해 제주지역은 사스로 해외여행을 포기한 관광객들이 몰려 이번 주말의 경우 평소 주말보다 1만5000여명이 많은 4만5000여명의 관광객이 찾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해외여행을 포기한 신혼부부들이 몰려 때아닌 ‘신혼부부 특수’를 맞고 있으며 이번 주말의 항공권은 물론 호텔 객실, 렌터카 예약이 힘든 실정이다.

제주=임재영기자 jy788@donga.com

부산=석동빈기자 mobidic@donga.com

천안=지명훈기자 mhjee@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