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인사이드/입주 2개월남긴 범박동 '난개발' 현장

  • 입력 2003년 3월 31일 22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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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부터 5500여가구가 입주를 시작하는 경기 부천시 소사구 범박동 재개발 아파트가 전형적인 난개발 형태를 보이고 있다.

입주를 불과 두 달 앞두고 있지만 아파트를 관통하는 진입로와 이 일대 교통량을 분산시키기 위한 2개 도로는 입주 때까지 개통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따라서 주민들은 상당기간 교통난에 시달릴 전망이다.

▽실태=31일 부천시에 따르면 아파트 단지 진입로인 ‘범박로’ 개설 공사가 2001년 9월 시작됐다. 소사구 계수동을 잇는 길이 1.22㎞의 이 도로는 당초 왕복 2차로였지만 교통체증이 우려된다는 지적에 따라 4차로로 확장했다.

입주에 맞춰 아파트 단지 내 구간(880m)만 완공하고 나머지 구간(340m)은 인근 계수동 재개발사업과 연계해 공사를 마칠 예정이다.

그러나 범박로 인근 주민들이 공사에 따른 소음과 분진, 도로 편입 등에 대한 피해보상과 이주대책을 요구해 공사가 중단됐다.

범박동 일대의 교통량을 분산하기 위해 시가 개설하는 동남우회도로와 계수대로 공사도 난항을 겪고 있다.

범박로와 괴안동을 잇는 길이 1.29㎞의 동남우회도로(왕복 6차로)는 올 연말까지 완공할 계획이지만 현재 보상협의가 10%도 이뤄지지 않았다. 경기 시흥시와 서울 방면을 연결하는 길이 1.63㎞의 계수대로(왕복 6차로)도 내년 말까지 공사를 끝내기 어려운 실정이다.

이밖에 범박로 주변에는 아파트에 전기를 공급하는 대형 전신주가 흉물스럽게 솟아 있다. 전기선로를 땅 속에 묻어 달라는 민원이 아직 수용되지 않고 있다.

▽대책=시는 지금까지 뾰족한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범박로의 경우 “공사 협약을 체결한 만큼 민원을 해결하고 공사를 재개하라”며 책임을 시행사 등에 떠넘기고 있다.

지난달 난개발 실태를 보고 받은 손학규(孫鶴圭) 경기도지사는 “6월부터 무려 5500여가구가 입주하는 아파트 단지의 진입로를 아직 만들지 않은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관계자들을 질책했다. 또 도 토지수용위원회에 토지 보상을 빨리 마치라고 지시했다.

시 관계자는 “아파트 사업 인허가 단계에서 종합적인 교통대책 등을 마련하지 않아 이 같은 일이 빚어졌다”고 말했다.

범박동 재개발 아파트는 4∼6단지 공사가 거의 마무리돼 2892가구가 6월 입주한다. 1, 2단지(1560가구)는 올 11월, 3단지(1012가구)는 내년 6월 각각 입주할 예정이다.

황금천기자 kc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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