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위 尹부총리 혹독한 신고식 "업무파악 먼저…말 아껴라"

  • 입력 2003년 3월 18일 19시 19분


코멘트
윤덕홍 부총리 겸 교육인적자원부장관이 18일 국회 교육위에서 답변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박경모기자
윤덕홍 부총리 겸 교육인적자원부장관이 18일 국회 교육위에서 답변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박경모기자
취임 직후 설익은 발언으로 물의를 빚었던 윤덕홍(尹德弘) 부총리 겸 교육인적자원부 장관이 18일 국회 교육위원회에 출석해 혹독한 신고식을 치렀다.

여야 의원들은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 중단 검토 발언과 이를 번복한 배경, 서울대 공익법인화 추진 및 수능제도의 자격시험 제도로의 전환 발언 배경 등을 추궁했다.

한나라당 김정숙(金貞淑) 의원은 “언론에 나온 윤 부총리의 발언을 모아보니까 튀는 것이 너무 많다. 특히 17일에는 학제 개편을 언급했는데 이는 10년 이상 걸리는 사안이다. 앞으로 사견을 자제하고 먼저 업무부터 파악한 뒤에 발언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에 윤 부총리는 “기자와 사석에서 비공식적으로 얘기한 것이 기사화돼 당혹스러운데 앞으로 이 대목에 대해서는 잘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또 같은 당 이재오(李在五) 의원이 “취임사에서 ‘장관 뺑뺑이 돌리지 말라’고 했는데 취임사는 누가 썼느냐”고 묻자, 윤 부총리는 “부에서 써온 것을 읽었다”고 대답했다. 이에 이 의원은 “교육부총리가 써주는 대로 읽으면 뺑뺑이 돌게 된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의원들도 날카롭게 추궁했다. 윤 부총리와 함께 막판까지 교육부총리 후보로 거명되던 이재정(李在禎) 의원은 20여분동안 윤 부총리를 몰아세웠다. 이 의원은 “교육부 보고서를 보면 2005년부터 새 입시제도를 시행하는 것처럼 되어 있는데 수능제도가 새로 시작되는 것이냐, 대입제도가 새로 시작되는 것이냐”고 물었다. 윤 부총리가 분명히 대답하지 못하자 이 의원은 “교육부총리가 낸 문서는 최소한 국어문법에 맞아야 하는데 주어 목적어도 제대로 맞지 않다”며 “앞으로는 윤 부총리가 직접 작성해서 보고하라”고 언성을 높였다.

같은 당 김경천(金敬天) 의원이 “앞으로 교육 관련 발언은 심사숙고해서 해야 한다”고 다시 지적하자 윤 부총리는 “언론의 지적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교육부총리라는 공인의 자리가 아직 몸에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미 스탠퍼드대에서 연수하다 최근 잠시 귀국한 정몽준(鄭夢準) 의원도 이날 회의에 참석했으나 질의는 하지 않고 중간에 퇴장했다.

이승헌기자 ddr@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