넓어진 대학門…좁아진 인기학과

  • 입력 2003년 3월 17일 18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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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정원이 늘면서 상대적으로 학력 수준이 낮은 학생들이 진학하고 있어 대학이 교육방법을 개선해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또 지방대 학생의 학력 수준이 갈수록 떨어지고 우수 학생이 이공계를 피해 의대 법대 등 특정 인기학과로 몰리는 현상도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한국교육개발원 김안나(金安拏) 연구위원이 1994∼2001학년도 대학 신입생의 수능성적 등을 조사한 ‘고등교육체제의 질 관리 현황과 과제’ 보고서에서 17일 밝혀졌다.

이 연구에 따르면 서울 경기 강원 충청 경상 전라 제주 등 7개 지역으로 나눠 지역별 대학 신입생의 수능성적 평균 백분율을 조사한 결과 서울은 94년에는 전체의 상위 7.78%에 속하는 학생이 입학했으나 98년 10.01%, 2001년 10.94%로 계속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지역은 94년 17.88%에서 98년 22.13%, 2001년 29.83%로 떨어졌고, 전라지역은 94년 25.56%, 98년 39.62%, 2001년 47.26%로 낮아졌다.

수도권 대학 평균은 10.55%→13.76%→19.82%, 비수도권 지방대는 22.01%→32.46%→38.78%로 계속 나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또 국립대는 94년 상위 13.36%→98년 20.93%→2001년 24.14%, 사립대는 18.18%→27.16%→34.86%로 낮아져 국립대보다 사립대의 하락폭이 컸다.

이처럼 수능 백분율이 떨어진 것은 95년 대학설립준칙주의에 따라 신설 대학이 늘어났고 대입 정원도 늘어 상대적으로 성적이 낮은 학생들이 대학에 진학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계열별로는 자연계와 공학계 신입생의 수능성적 평균 백분율은 낮아졌으나 의학과 법학 등 인기학과는 오히려 올라갔다.

자연계는 94년 상위 18.93%에서 98년 26.87%, 2001년 31.84%로 떨어졌고 공학계 중 서울대는 98년 상위 0.16%에 든 학생이 입학했으나 2001년에는 0.28%로 낮아졌다.

그러나 서울대 의대는 98년 0.16%에서 2001년 0.04%로, 경희대 한의대는 0.17%에서 0.07%로, 서울대 법대도 0.20%에서 0.07%로 높아져 그만큼 우수한 학생들이 많이 몰린 것으로 분석됐다.

김 연구위원은 “성적이 낮은 학생들의 대학 진학으로 학생간 학력 편차가 커지고 특히 지방대의 학력이 더 낮아진 것 같다”며 “각 대학은 학생들의 학력 변화를 감안해 교수방법 개선 등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이인철기자 inchu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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