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파동 재연 조짐…"公正인사 안되면 사표제출 보류"

  • 입력 2003년 3월 10일 18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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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임총장 송광수씨
신임총장 송광수씨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10일 퇴임한 김각영(金珏泳) 전 검찰총장 후임에 송광수(宋光洙·사법시험 13회) 대구고검장을 내정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송 고검장에 대한 인사검증을 벌였으나 문제가 없었으며, 업무능력도 뛰어난 것으로 평가됐다”고 내정사실을 확인했다. 송 고검장은 이에 따라 검찰사상 처음으로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친 뒤 하자가 없으면 제33대 검찰총장으로 취임한다.

강금실(康錦實) 법무부 장관은 이날 신임 검찰총장이 내정됨에 따라 공석으로 남아 있는 서울고검장 등 고검장과 검사장급 인사를 11일 오후 4시경 단행하겠다고 전국 검찰청에 통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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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장관과 송 고검장은 이날 밤 서울시내 모처에서 만나 검사장급 이상 검찰 간부에 대한 인선 협의를 끝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김원치(金源治·사시 13회) 대검 형사부장이 법무부의 인사 지침을 비판하는 글을 검찰 내부 통신망에 올리고 다수의 퇴진 대상 검사장들이 사표 제출을 보류하는 등 인사 파동의 불길이 검사장급 이상 간부들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검찰 고위 간부 인사를 앞두고 송 고검장의 동기인 13회 검사장 2명을 포함해 상당수 검사장들이 “공정한 인사가 단행될 때까지 사표 제출을 보류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검 고위관계자들은 10일 오후 “대검찰청 검사장 가운데 상당수는 인사가 투명한 절차나 명확한 기준 없이 진행되면 물러나지 않겠다는 뜻을 나타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다수의 검사장들이 인사 내용과 절차에 승복하지 않을 경우 검찰 인사 파동이 ‘사표 보류’ 사태로 바뀔 가능성도 있다.

이 경우 검사장 승진 인사 등이 난관에 봉착, 노 대통령이 추진하는 검찰 간부의 인적청산 작업은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유창종(柳昌宗) 서울지검장, 김진환(金振煥·이상 사시 14회) 대구고검 차장 등은 한때 사의를 표명했지만 사표는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김학재(金鶴在·〃 13회) 대검차장은 이날 법무부에 사표를 제출했다.

강 장관은 이날 오후 정부과천청사 법무부에서 기자들과 만나 “아직 정확히 파악은 안됐지만 대검에 있는 사시 13회 분들이 사의를 표명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고위 간부 등 인사 대상자들에게 인사내용을 개별 통보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서울지검 24개 부서 평검사 중 수석 검사들은 일단 사태 추이를 지켜보기 위해 10일 오후 2시 열려던 평검사 회의를 취소했다. 이로 인해 평검사들의 집단행동은 당분간 보류될 것이라는 관측도 일고 있다.

이에 앞서 김 전 검찰총장은 이날 오후 4시 서울 서초구 서초동 대검청사에서 퇴임식을 갖고 “인적 개혁 작업이 공정하고 투명한 절차 없이 개혁이라는 이름으로 서둘러 진행돼 평검사의 성명 사태를 야기했다”고 밝혔다.

김정훈기자 jnghn@donga.com

정위용기자 viyon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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