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여성센터 수강료 대폭인상

  • 입력 2003년 3월 9일 20시 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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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가 산하 5개 여성발전센터(이하 센터)의 수강료와 시설이용료를 대폭 인상하고 무료교육을 유료화하는 방안을 추진해 수강생들이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여성과 저소득층의 교육기회 확대라는 센터의 기본 취지를 무시한 발상이라며 이 계획안의 백지화를 요구하는 진정서를 시와 시의회 등에 제출했다.

9일 시와 센터 수강생 등에 따르면 시는 3기 수강생을 모집하는 9월경부터 수강료를 월 1만원(하루 3시간 주 5회 수업 기준)에서 월 3만원(하루 2시간 주 3회 수업 기준)으로 크게 올리는 등의 센터 경영합리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는 것.

이 계획안에는 현재 4개월인 교육기간을 2, 3개월로 단축하고 무료로 운영했던 초등학생 한문 영어교실과 노인 대상 한글교실을 월 1만원으로 유료화하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또 강의시간 중 자녀를 맡기는 보육실 이용료도 월 7500원에서 1만5000원으로 100% 인상할 계획이다. 이밖에 결혼식 등에 무료로 대여했던 강당과 각종 기자재 사용료도 신설할 방침이다.

이에 대해 수강생들과 센터 이용객들은 여성과 저소득층의 직업·평생교육을 담당하는 센터의 기본 목적에 역행하는 조치라며 계획안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남부센터(금천구 시흥4동 소재) 수강생 대표 유경이(柳敬伊·38)씨는 “시간당 수업료가 7배 이상 오른 데다 교육기간 단축으로 자격증을 취득하려면 재수강이 불가피해 실제 체감 인상률은 훨씬 높다”며 “시가 그동안의 적자를 서민의 주머니를 털어 메우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수강료가 유사 교육기관과 비교해 낮게 책정돼 있기 때문에 이를 현실적으로 조정하는 것”이라며 “그러나 조례를 개정해야 하는 일인만큼 앞으로 다양한 의견을 수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5개 센터의 연간 수강생은 2만6000여명이며 시는 올해 78억여원을 센터 운영에 지원할 예정이다.

이재명기자 egij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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