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서울시 지하철 소방대책 '안전요원 대폭 확충'

  • 입력 2003년 2월 19일 19시 18분


서울지하철의 역사(驛舍)와 전동차 내의 가연성(可燃性) 물질이 모두 사라진다.

또 화재와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안전요원이 보강되고 역무원들의 눈에 잘 띄지 않는 곳에 자동 감시카메라가 설치된다.

서울시는 대구지하철 화재와 같은 참사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19일 이 같은 내용의 ‘지하철 및 지하 취약시설 소방대책’을 마련해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대책에 따르면 지하철 3호선 충무로역 벽면의 인공 동굴바위와 같이 불이 옮아 붙기 쉽고 강한 유독가스를 내뿜는 우레탄폼 재질의 장식물 등은 모두 철거된다. 또 전동차 내부의 의자와 바닥 집기 광고물 등은 불에 견딜 수 있도록 방염(防炎) 처리한다.

승무원과 공익근무요원을 대폭 확충해 안전요원으로 활용하고, 단속 사각지대에는 감시카메라를 설치해 거동수상자가 인화성 물질을 반입하는 것을 잡아내기로 했다.

화재나 독가스살포 등 비상상황이 발생했을 때 승객들의 대피를 돕기 위해 승강장∼대합실∼지상에 이르는 구간에 발광(發光) 피난동선(動線)을 설치하고 피난로의 비상조명등 밝기를 20럭스 이상으로 높이기로 했다.

시는 또 공공시설 및 일정 규모 이상의 대형시설을 신축할 때 의무적으로 ‘화재영향평가’를 받도록 하는 방안을 정부에 건의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해 시는 재난위험이 큰 초고층 및 대형 건축물에 대한 사전 방재심의와 피난시설 기준을 마련하고 2006년까지 시내 지하철과 시설물의 상태를 종합 관리하는 통합 감시망을 구축하기로 했다.

이 밖에 119 전산정보시스템 보강, 노후장비 교체, 재난현장 지휘체계 일원화, 상황별 대응 매뉴얼 보급 등 도시재난 통합 운영시스템도 보강할 계획이다.

한편 시는 이날 오후 지하철 2호선 을지로입구역에서 비상시 대피훈련을 시범 실시했다.

이날 훈련에서는 을지로3가역에서 을지로입구역으로 들어온 전동차에서 화재가 발생했다는 가상상황을 설정한 뒤 전동차에 비치된 소화기를 사용해 불을 끄고, 수동으로 출입문을 열어 승객들을 대피시키는 상황을 연출했다.

시 관계자는 “화재가 났을 때는 일단 자세를 낮추고 코와 입을 옷으로 감싼 뒤 되도록 호흡을 적게 하면서 대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정경준기자 news91@donga.com

채지영기자 yourca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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