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행정구역 재조정 논란 확산

  • 입력 2003년 2월 18일 21시 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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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가 일부 구, 군의 행정구역을 재조정 방침을 발표, 해당 지역 주민들이 반발하는 등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조해녕(曺海寧) 대구시장은 최근 한나라당과의 당정협의회에서 “도심 공동화와 외곽지 신개발로 행정공백과 서비스에 심각한 불균형이 있는 일부 구에 대해 균형 있는 행정서비스를 제공하고 전체 도시의 균형발전을 위해 행정구역이 재조정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시는 북구 고성동과 칠성동을 중구로, 달서구 용산, 죽전, 감삼동을 서구로 각각 편입하는 1단계 행정구역 개편방안을 마련, 추진하기로 했다. 시는 장기적으로는 수성구 범어3동, 수성4가동은 동구로, 북구 노원 1, 2가동, 노원3가동과 달서구 두류 1, 2, 3동 등은 서구로, 달서구 성당 1, 2동, 송현 1, 2동을 남구로 편입하는 행정구역 개편 방안을 검토중이다.》

▽실태 =대구 달서구 성서지역과 북구 칠곡 등 외곽지에 대단위 아파트 단지가 잇따라 들어서고 도심인구가 빠져 나가면서 자치구간 인구 편차가 갈수록 벌어지고 있다.

이 때문에 인구가 감소한 자치구는 ‘공동화’로 지역 발전 등에 어려움이 초래되고 있고 인구가 늘어나고 있는 자치구는 행정서비스가 따라가지 못해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도심에 위치한 중구의 경우 인구가 8만명대로 감소해 도심 공동화를 낳고 있으며 남구와 서구도 갈수록 인구가 줄어 구청 주도의 인구증가 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이에 비해 북구 칠곡지구와 달서구 성서지역 등 대단위 아파트 단지가 조성된 곳은 폭발적인 인구증가로행정 서비스가 따르지 못해 주민불편이 가중되고 있다.

특히 인구 60만명을 넘긴 달서구는 인구집중으로 폐해를 막기 위해 꾸준히 분구(分區)가 거론되고 있다.

▽행정구역 조정 계획=시는 이런 문제를 해소 하기 위해 2001년 한국행정연구원에 용역을 맡긴 결과 17개동(27만명)을 대상으로 행정구역을 조정할 경우 지역 격차 해소와 균형발전을 가져올 수 있다는 결론을 얻었다.

시는 북구 고성동과 칠성동을 중구로 편입하면 인구를 2만 9000여명 늘리면 중구의 주민수가 12만 2000여명으로 늘어나게 된다고 밝혔다. 또 달서구 죽전동과 용산동, 감삼동을 편입하게 될 경우 서구 인구는 5만여명이 늘어나게 돼 행정서비스가 향상되는 것으로 조사됐다는 것.

시는 그러나 대안으로 제시된 수성구 범어3동과 수성4가동의 동구 편입과 달성군 가창면의 남구 편입은 당분간 추진하지 않기로 했다.

▽반발 =시의 행정구역 개편 방침이 윤곽을 드러내자 해당지역 구청과 구의원, 주민들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행정구역 조정으로 인구가 줄어 들게 될 북구 고성, 칠성동과 달서구 감삼, 용산, 죽전동에는 행정구역 조정에 강력히 반대한다는 현수막이 내걸렸다.

시의회에서도 중구, 서구 출신 의원들과 달서구, 북구 출신의 시의원간에 찬반 양론이 일고 있다.

일부에서는 행정구역 개편안이 선거구를 의식, 정치적 의도를 띄고 진행되고 있다는 의혹의 눈초리도 보내고 있다.

현행 국회의원 수를 유지하거나 의석수를 늘리려는 정치적 의도가 행정구역 개편에 담겨 있다는 것.

대구참여연대는 대구시의 행정구역 조정 방침에 대해 “2004년 총선을 의식한 행정구역 조정안은 반드시 실패한다”며 “정치적 의도가 없다면 시한에 구애받지 말고 장기적이고도 종합적인 관점에서 행정구역 조정 문제를 다뤄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행정구역 조정은 행정서비스 비용과 효율적 측면에서 접근해야 한다”며 “생활권에 대한 조사 분석과 장기적 비전이 전제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향후 전망=시는 3월중 행정구역 조정 대상인 북구와 달서구 주민들을 대상으로 공청회를 열고 여론을 수렴할 계획이다. 공청회에는 학계 전문가 등이 참가, 주제발표를 하고 찬반 토론도 벌어질 예정이다.

조해녕(曺海寧)대구시장은 “행정구역 조정에 정치적인 의도는 없으며 지역 균형 발전과 행정서비스 향상을 위해 어려움이 있더라도 행정구역 개편을 반드시 추진하겠다”면서 “구의회와 시의회,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해 필요한 곳부터 먼저 조정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대구=정용균기자 cavat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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