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고급영어 배워보자" 통역대학원 입시반 인기

  • 입력 2003년 1월 9일 16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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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코리아헤럴드어학원 통역대학원 준비반의 수업 모습.신석교기자
2일 코리아헤럴드어학원 통역대학원 준비반의 수업 모습.신석교기자
‘새해에는 영어 공부를 해 보겠다’고 결심한 사람들이 많다.

토익 800점 이상, CBT 토플 210점 이상(PBT 550점)의 소유자들도 영어 공부에 대한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기는 마찬가지다.

대학 시절 틈틈이 외국인 회화를 공부했거나 1년 정도 해외 어학연수를 다녀왔어도 직장 생활에 치여 꾸준히 공부하지 않으면 실력을 유지하기 힘든 것이 영어이기 때문이다.

웬만한 영어 실력을 갖추었지만 항상 어딘가 부족하다고 느끼는 사람들, 전반적 영어 실력의 향상을 꾀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입소문으로 명성을 떨치는 사설 영어학원의 강의가 있다. 바로 통역대학원 입시반이다.

현재 통역대학원 입시반은 코리아헤럴드 어학원, 이익훈 어학원, 은천성 영어사랑학원, 신동표 동시통역학원, 동숭어학원, 시사영어학원 등에 개설·운영되고 있다. 본래 한국외국어대 이화여대 서울외국어대학원대 선문대 한동대 제주대 등 6개 통역대학원 진학 준비생들을 겨냥한 통역대학원 입시반은 입문반(기초반), 준비반(종합반), 실전반 등으로 실력에 따라 세분화돼 있다.

통역대학원 입시반이 통역대학원 입시생뿐 아니라 일정 수준 이상의 영어 실력을 갖춘 일반인들로부터 인기를 얻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한 강의를 통해 회화·독해·청취·영작 등을 폭넓게 공부할 수 있기 때문.

영어 학원의 다른 강의가 미군방송(AFN) 청취, 스크린 영어, 타임 독해 등 단과 형태로 쪼개져 있거나 토익·토플시험 준비반이 주종을 이루는 상황에서 통역대학원 입시반은 영어의 모든 영역에 걸쳐 수준 높은 고급 영어를 교육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코노미스트, 뉴스위크 등의 시사 주간지 기사 독해를 비롯해 ABC와 CNN 방송 청취, 영어 에세이 쓰기, 영한 번역과 한영 번역 등을 골고루 강의한다.

통역대학원 입시반 중 실전반을 제외한 입문반과 준비반에는 직장인과 대졸 학력 이상의 전업주부 등이 전체 수강생의 절반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2일 오후 7시 서울 중구 을지로 코리아헤럴드 어학원 통역대학원 준비반에는 수강생 30명 중 15명이, 같은 날 서울 마포구 서교동 신동표 동시통역학원 기초반에는 수강생 28명 중 14명이 통역대학원 입시와 무관하게 영어를 공부하는 일반인이었다. 일반인 수강생이 60% 이상인 서울 서초구 서초동 이익훈 어학원의 통역대학원 입시반 왕기초반의 3일 수강생은 무려 100명 가까이 됐다.

통역대학원 입시반의 수업은 학원별로 주 4일 하루 2시간 강의(수강료 월 15만원 정도), 주 3일 하루 3시간 강의(월 19만원 정도) 등으로 직장인들에게 빠듯한 강의 일정이지만 강의실의 열기는 매우 뜨겁다.

2일 코리아헤럴드 어학원 통역대학원 준비반에서는 타임에서 발췌한 기사에 대한 수강생들의 직독직해 발표가 이뤄졌다. 수강생들은 PBS방송 뉴스를 한국어로 옮기기도 했다. 한스 블릭스 유엔 무기사찰단장, 폴 오닐 전 미국 재무장관 등 시사 인물에 대한 통역이 자연스럽게 진행됐다.

강사 지민구씨(33)는 벼랑끝 외교(bri-nkmanship policy), 강경파(hardliners, hawks), 핵전쟁에 대한 억제수단(det-errence) 등 최근 남북 관계에 대한 용어들이 일목요연하게 정리된 단어암기표를 수강생들에게 나누어 주었다.

지씨는 △활용도가 높은 기본 동사는 전자사전보다는 종이사전을 펼쳐 용례를 죽 읽어 정리하는 습관을 들일 것 △영자신문은 1면 머리기사, 오피니언, 비즈니스 분야 기사를 전략적으로 읽어 표현을 익힐 것 △영어뉴스를 녹음해 듣고 입으로 따라 말할 것 등을 수강생들에게 당부했다.

수강생 김치엽씨(33·기업은행 기업고객부 계장)는 “1년째 통역대학원 입시반에서 깊이있게 시사 관련 영어 뉴스를 접하다보니 영어 실력과 국제·시사 상식이 동시에 향상되는 것 같다”며 “최근 치른 토익 시험에서 915점을 얻었다”고 말했다.

은천성 영어사랑학원 은천성 원장(45)은 “통역대학원 입시반의 한달 학습량이 다른 강의의 1년 학습량과 맞먹을 정도”라며 “고득점 획득 비법을 전수하는 식의 시험대비용 강의에서는 얻기 어려운 통합적 영어실력을 긴장된 분위기 속에서 키울 수 있어 수강생에게 인기를 얻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선미기자 kimsunm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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